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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만 마세라티·벤츠 아닌 르노?…'문재인 혼밥' 물타기 가짜뉴스 기승


입력 2023.06.24 11:06 수정 2023.06.24 14:44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尹, 프랑스 존중해 제공차량 그대로

이용…르노의 국내 생산기지도 고려

"오히려 사려 깊은 자세, 이런 걸로

'홀대 끝판왕' 혼밥 물타기 시도 안돼"

윤석열 대통령과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1일(한국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 도중 의전차량 홀대를 당했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윤 대통령이 2030년 엑스포 유치를 놓고 경쟁 중인 이탈리아·사우디 아라비아 정상에 비해 저렴한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주장인데, 알고보니 이탈리아·사우디는 자국 대사관 차량을 이용한 반면 윤 대통령은 초청국을 존중해 프랑스 국산 차량에 탑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 지지 성향의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윤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 과정에 홀대가 있었다는 주장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앞서 지난 21일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오는 2030년 엑스포 유치국 결정에 참고하기 위한 경쟁 프리젠테이션도 진행됐다. 2030년 엑스포 유치는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 리야드와 함께 우리나라의 부산이 경쟁 중이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총리와 함께 윤 대통령도 파리로 향했다.


그런데 파리 내 이동 과정에서 멜로니 총리는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빈 살만 총리는 벤츠 S680을 이용하는 모습이 포착된 반면, 윤 대통령은 르노 에스파스를 타고 다녔다는 것이다. 마세라티와 벤츠의 해당 모델은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차량인 반면 르노 에스파스는 수천만 원대의 차량이다.


야권 지지자들 "빈살만 벤츠, 멜로니
마세라티인데 尹은 르노…국격 차이"
'文 혼밥' 물타기 기회 왔다 여겨 반색
알고보니 또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 초청으로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베이징의 한 현지식당에서 노영민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함께 그들끼리 조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를 놓고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빈 살만은 벤츠, 멜로니는 마세라티인데 윤석열은 르노"라며 "문재인 대통령 때와 프랑스 방문의 국격 차이가 너무 벌어졌다"고 주장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난 2017년 중국 국빈 방문 때의 '혼밥 논란'을 끌어들여 "르노의 소형 차량이 윤석열에게 제공됐다. 전(前) 정부인 문재인 대통령 혼밥 논란을 제기하더니 제무덤 파기"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행사의 주최국은 의전차량을 통상적으로 자국산 차량을 제공하지만, 방문국은 이를 사양하고 스스로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때에도 일본 정부는 도요타의 세단 센추리를 의전차량으로 제공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캐딜락,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BMW를 이용했다.


이번 BIE 총회 과정에서도 프랑스는 자국 브랜드인 르노 차량을 의전차량으로 제공했지만, 멜로니 총리는 사양하고 프랑스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의 자국 브랜드 차량인 마세라티 차량을 이용했을 뿐이다. 빈 살만 총리 역시 프랑스 주재 사우디 대사관 차량인 벤츠 S680을 이용했다. 평소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주재 외교관 차량임을 표시하는 녹색 번호판이 이들 차량에 달려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주최국을 존중해 프랑스가 제공한 의전차량인 르노 에스파스를 그대로 이용했다. 르노는 프랑스 브랜드이지만 우리나라에 생산기지(부산 공장)를 갖고 있는 외자 기업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BIE 총회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프랑스 브랜드인 르노 차량을 이용한 것은 오히려 사려 깊은 자세"라며 "외교 홀대의 '끝판왕'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혼밥' 사태를 이런데 끌여들여 '물타기'를 하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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