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푸른 바다 누비는 100만 ‘마린보이’ 양성소, 해양수산연수원 [D:로그인]


입력 2023.06.26 07:00 수정 2023.06.26 07:0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다양한 교육·훈련, 해양수산 발전 견인

올해 예정 교육 인원만 3만9000명

‘오션 폴리텍’ 개선·국가자격시험 활성화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전경.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바다의 왕자 마린 보이 푸른 바다 밑에서 잘도 싸우는 슬기롭고 씩씩한 용감스러운 마린 보이 소년은 우리 편이다.”


마린 보이(marine boy). 직역하면 ‘바다의 소년’, ‘해양의 소년’이란 뜻이다. ‘소년(boy)’이란 단어가 붙었지만, 일반적으로 배를 타고 바다 위에서 활동하는 청년을 뜻한다. 마린보이는 오랜 시간 경력을 쌓아 흔히 말하는 ‘마도로스(matroos, 선원을 뜻하는 네덜란드어)’가 된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우리나라 해양수산종사자 교육과 훈련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다. 1965년 7월 창설한 원양어업기술훈련소를 모태로 1998년 한국어업기술훈련소와 한국해기연수원을 통합해 발족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 따르면 1965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100만 명이 넘는 마린 보이를 길러냈다. 다양한 교육·훈련 과정으로 해기사와 선원을 양성, 해양수산업 발전을 견인했다는 게 자체 평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법정 교육만 하더라도 안전교육과 직무교육, 자격취득 교육 분야에서 수십 종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예정인 교육 인원 규모만 3만9000명에 달한다.


비(非)법정 교육으로는 수탁교육, 국제인증 교육, 고용부 컨소시엄, 기타 수탁 교육, 오션 폴리텍 해기사 양성 교육 등 다수 사업으로 해마다 새로운 해양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진행하는 항해교육 장면.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국가자격시험도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이 맡고 있다. 해기사와 의료관리자, 선박조리사, 수산질병관리사, 산지 경매사 자격시험 모두를 담당한다. 이 밖에도 국가연구개발사업과 해양·수산 관련 정책연구, 차세대 신산업 연구, 대국민 안전제도 연구도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몫이다.


국제교류사업으로는 국제승선실습 프로그램과 글로벌 승선취업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국제승선실습 프로그램은 국제해사기구(IMO) 기술협력과 공적개발원조사업(ODA)으로 해기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일정 기간 선박에 승선해 실습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국제승선실습 프로그램은 기존 동남아시아, 중남미 중점협력국 외 태평양 도서국과 아프리카 개발도상국까지 총 10개국을 대상으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올해 교육은 지난달 5일부터 내달 27일까지 진행한다. 각국에서 선발한 40명의 학생이 기초안전훈련, 리더십 증진과 같은 육상교육을 받는다. 친환경 선박 운항 시뮬레이션 교육 등 체험형 교육과정과 총 4회의 연안 항해실습을 통한 승선교육도 하고 있다.


현재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이 가진 선박 조종 시뮬레이터와 기관실 시뮬레이터, 탱커구조설비 체험 시뮬레이터 등은 세계 최고 수준 첨단장비로 꼽힌다.


또한 상선 실습선 3척과 어선 실습선 1척으로 ‘오션 폴리텍(ocean polytech)’ 초급 해기사 양성 과정과 해사고등학교 학생들 승선 실습에 사용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수산 전문인력 개발을 지향하고 관련 분야 국제적 협력에 앞장설 것”이라며 “사이버 교육을 통한 교육 장소 확대 및 교육방법 다양화를 실현하고 지속적인 교육시설 확충과 첨단장비 도입으로 최고의 환경에서 선원 교육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진행하는 해양 안전교육 모습.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오션 폴리텍 활성화로 선원 공급 확대


올해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오션 폴리텍 양성 과정과 해기사 국가자격시험 활성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먼저 오션 폴리텍은 수산과 해양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해기사 육성 프로그램이다. 해운 분야에서 선원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지자 정부가 구인난 해소를 위해 추진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올해부터 오션 폴리텍 교육품질 개선을 통한 더욱 우수한 해기 인재 배출을 목표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선사·선박 방선을 통한 실습환경을 살피고 산업계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자체 실습선 승선교육을 확대해 직무 능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승선 생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수료생 사후관리 강화를 통한 선사 승선·취업률도 높인다. 사후관리 전담반 구성으로 진로·취업상담 지원을 강화하고 선사 일자리도 지속해서 알선한다.


해기사 국가자격시험 활성화도 중점 과제 중 하나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이해관계자 모두가 공감하는 투명한 국가자격시험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부정행위 근절을 위한 계획을 수립·실행해 자격시험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시험 집행방식도 표준화한다. 시험정보 전달과 안내 시간을 규정화하고 신분확인 방식도 일원화한다. 이를 통해 응시자 간 불균형과 격차를 줄인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구명정 교육 장면.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시험문제에 관한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청렴시민감사관을 활용해 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응시자 부담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면접시험 기출문제를 홈페이지에 완전히 공개할 예정이다. 필기시험 기출문제도 지속해서 공개·관리한다. 실무 중심의 필기·면접문제를 개발해 종사자 현장 적응력도 높인다.


도서(섬) 지역 등 교통 취약지 거주자를 대상으로 임시 시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정기시험 4회, 상시 면접 6회, 상시 필기 30회 외에도 임시 시험을 추가할 계획이다. 국가자격시험개선위원회 운영을 통해 시험 서비스 개선 작업도 이어간다.


지난 23일 부산지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해기사 진로체험을 진행한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연수원의 실습선 등 다양한 교육 인프라를 학생들에게 제공해 미래 해기 인재 유치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선원양성 교육기관 발돋움…국제경쟁력 갖출 것”
김민종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


김민종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최상의 교육서비스와 함께 해양수산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도를 높이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김민종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은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7급 경력 채용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해양수산부 해사안전정책과장,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 해수부 해사안전국장,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을 거쳐 해양수산연수원장에 임명됐다.


해수부는 임명 당시 김 원장에 대해 “상선에서의 승선경력, 해수부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선원정책과 해사안전분야 전문성, 현장 감각을 두루 갖춘 인사”라고 평가했다.


취임 2년 차를 맞은 김 원장은 지난해 해수부 출입기자단 인터뷰 자리에서 “글로벌 해양수산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하고 교육체계 확립과 사업 다각화로 세계 최고 교육서비스 제공을 통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해양산업육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그동안 연수원은 선원(해기사)을 포함한 해양수산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훈련, 업계 맞춤형 전문 인력 양성·공급을 통해 해양수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서비스로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해양수산전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자평했다.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환경 변화와 현장 수요에 맞는 인력양성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미래 환경변화에 부합하는 혁신성장을 통해 안전한 해양수산강국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해양수산종사자 교육·훈련 전문기관으로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역사회와 해운산업계 동반성장·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환경·사회·투명경영(ESG) 경영 실천에 앞장서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공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김 원장은 지난달 진행한 ‘2023년도 해양·수산 선원 채용박람회’에서 “오션 폴리텍 청년 해기사의 양성·배출을 통해 안정적인 선원 수급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해양·수산 산업계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야간 전경. ⓒ한국해양수산연수원

'D:로그인'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