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피의 보복’이 본격화하고 있다. 무장반란을 주도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해 암살 지령을 내리고 그의 사업체 몰수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 암살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날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장의 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프리고진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미 군사전문 온라인 매체 워존(War Zone)과의 인터뷰에서 “FSB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프리고진을 제거하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FSB의 암살 시도가 모두 신속하게 이뤄지는 건 아니다”라며 “적절한 방법을 세워 대규모로 작전을 단행하는 단계에 들어서려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바그너그룹 용병을 이끌고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군사기지를 점령하는 등 무장반란을 일으켰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하루 만에 수도 모스크바로의 진격을 멈춘 뒤 벨라루스로 떠났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7일 “그가 오늘 벨라루스에 있다”고 말했을 뿐 프리고진의 정확한 소재는 불명확하다.
이런 가운데 FSB는 프리고진의 사업체 가운데 최고 핵심으로 꼽히는 패트리엇 미디어그룹 압수수색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SB 요원들은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패트리엇 미디어그룹에 들이닥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프리고진과 관련한 증거를 찾기 위해 컴퓨터와 서버를 샅샅이 털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의 사업체인 콩코드 자회사 몇 곳에 대해서도 불시 단속을 벌여 총기와 위조 여권, 현금과 금괴 등 4800만 달러(약 628억원) 규모를 찾아냈다.
이에 따라 패트리엇 미디어그룹의 새 주인은 푸틴의 숨겨진 연인으로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40)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WSJ은 패트리엇 미디어그룹의 새 주인으로 내셔널 미디어 그룹이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내셔널 미디어그룹은 카바예바가 이끌고 있다. 카바예바는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으로 푸틴의 자녀 세 명 이상을 낳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