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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소 취하하고 아들 학위 반납…총선 출마 사전작업?


입력 2023.07.12 00:00 수정 2023.07.12 11:02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정치권 해석 분분

'정치적 무죄 위한 출마 가능성'에 무게

민주당은 부담…정성호 "재판 집중하라"

與 "사과 없는 출마, 심판 받을 것" 경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DB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이 정치권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허위 인턴 의혹을 받고 있는 아들의 석사학위를 반납하고 부산대를 상대로 한 딸의 소송을 취하하는 등의 행보는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사전 정리 작업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어렵다는 것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전 장관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 씨는 오랜 고민 끝에 대학원 입학 시 제출된 서류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는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반납하기로 결심했다"며 "이 뜻을 연세대 대학원에 내용증명으로 통지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2018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입학 전형에 응시했는데, 법무법인 청맥에서 발급한 인턴 확인서를 활용했다. 하지만 해당 인턴 확인서는 허위였다는 점이 법원에서 인정된 상태다. 당시 청맥 소속이었던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가짜 확인서를 발급한 혐의로 1·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앞서 딸 조민 씨는 부산대를 상대로 제기한 입학취소처분 취소소송을 돌연 취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조 씨는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오랜 시간 심사숙고해 결정한 일"이라며 "만약 검찰이 (나를) 기소한다면 재판에 성실히 참여하고 그 결과 역시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한 적이 없는 조국 일가가 돌연 태도를 달리한 데 대해 정치권의 해석은 분분하다. 일단 기소가 임박한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검찰은 현재 딸 조민 씨를 '입시비리 공범'으로 보고 기소 여부를 고심 중이며, 아들 조 씨 역시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 언제든 기소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반성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검찰의 기소유예 혹은 법원의 선처를 노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 전 장관이 가족 문제를 정리하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1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난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기 때문이다. 조민 씨도 소송 취하와 관련해 "검찰의 기소 여부와 저울질하려는 게 아니다"고 했다.


친문 진영에 속했던 민주당의 한 의원은 "조 전 장관 성격상 출마가 아니었다면 정치권에서 논란이 불거졌을 때 즉각 해명했을 텐데, 아무 말도 없다는 것은 최소한 고민 중이라는 의미"라며 "사법적 판단으로는 유죄를 피할 수 없지만, 정치적 무죄를 받는 방법으로 총선 출마를 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민주당은 또다시 '조국의 늪'에 빠질 수 있어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가 이미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돼 실형을 살고 있고, 조 전 장관 본인 역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처지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도덕성을 강조해왔던 조 전 장관인 만큼 내로남불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으며, 자신의 범죄 혐의를 정치적으로 돌파하려는 행태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은 지금 항소심 재판을 해야 하고 본인도 무죄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곳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원하기 때문에 거기에 적절한 역할을 모색하리라 보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불출마를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이 민주당 입당이 아닌 무소속 혹은 신당 창당 후 출마할 가능성을 점친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앞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조 전 장관이 추미애 전 장관과 손잡고 신당을 창당해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바 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의겸 의원도 "조 전 장관이 정치를 하려면,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겠다면 민주당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라고 했었다. 지난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 창당 경험이 있는 손혜원 전 의원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조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돕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의 출마가 정치공학적으로 나쁠 게 없다는 판단이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이나 추 전 장관 등은 이미 역사적 평가가 어느 정도 내려졌다고 하는 인물들"이라며 "흘러간 물로 다시 물레방아를 돌리려고 하게 되면 국민의 심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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