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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넣어"…민주당, 참사를 정쟁 소재로


입력 2023.07.18 00:00 수정 2023.07.18 06:47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공세 자제·수해 피해 복구 집중하겠다던 野

尹 우크라이나 방문·수해 대응 엮어 정쟁화

김의겸은 오송 사고에 빗대…논란 일자 사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쟁을 자제하며 수해 피해 복구에 적극적 활동을 하겠다고 방침을 세운 것과 달리, 당내에서 정쟁을 유발하는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빗댄 주장도 나오면서, 공세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가리켜 "국가 재난상황에 보이지 않던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전날 기자회견을 하려던 이들은 집중호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면서 일정을 이날로 변경했다.


이들은 최대한 '공세 수위'를 낮춘 모습이었지만,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의겸 의원이 충복 오송 궁평2지하차도 사망사고를 거론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이날 소방당국에 따르면, 폭우로 침수된 궁평2지하차도에서 현재까지 총 13명의 사망자가 수습됐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중국과 러시아가 마치 범람하는 강과 같은데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한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곧 중러 합동 군사훈련을 동해 상에서 실시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는 러시아와 중국의 총구가 태평양 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서 그 총구가 우리나라를 향하지 말라는 법이 없게 됐다"고도 말했다.


김의겸(왼쪽)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 위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번 주를 '수해 대응 총력 기간'으로 설정하고, 수해 확산 차단과 피해 복구에 적극 나서기로 결정했다. 정쟁으로 비칠 정치 공세도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수해로 인한 사망사고를 정치 공세 소재로 이용한 것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 상에서 "말 안되는 소리로 정쟁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 발언과 관련한 언론 보도엔 "안타까운 피해를 또 정쟁화하고 있다" "입만 열면 괴담 수준의 말만 하는 자가 또 세치 혀를 놀린다"는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며 부적절한 언급을 한 것은 내 불찰"이라며 "윤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정책의 위험성을 강조하려던 마음이 앞서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 지도부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논란 등 쟁점 현안에 대해서만 공세를 자제했을 뿐, 수해 대응과 외교 문제를 엮는 정쟁화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였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은 수해를 입은 국민들의 슬픔을 함께 하고 하루빨리 복구를 해야 되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때다. 따라서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건도 할 말은 많지만 자제하겠다"면서도 "전쟁의 한복판 우크라이나에 간 것은 (수해)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는 입장이라서 간 것이냐"고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국내에서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와중에 윤 대통령은 귀국을 미루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며 "집중호우 피해를 겪고 있는 우리 국민을 외면한 점을 떠나서라도 외교적으로 적절한 처신이었는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수해 피해 대응 문제를 엮었다. 서 최고위원은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을 당했고 1만여명이 임시 대피소로 대피한 상태다. 아직 오송 지하차도에는 누가 어떻게 있는지 찾지 못해 사람들이 실종 단계에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한민국 대통령도 없었고 여당의 대표도 없었다"고 말했다.


與 "외교를 정쟁에 끌어들이려 안간힘
트집잡기 골몰하는 野 모습 안타까워"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수해 피해를 외면하고 우크라이나에 갔다며 외교를 허무맹랑한 정쟁에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궁평2지하차도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단순한 현장 방문 수준이 아닌 대한민국 국익에 관련된 일"이라며 "우크라이나 재건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책임이 대한민국에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는데도 좁쌀 같은 눈으로 흠집내기, 트집잡기에만 골몰하는 민주당의 모습이 안타깝다"며 "제발 거대 야당다운 모습으로 대국적 견지에서 민생을 챙기길 바란다"고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이번에도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민주당은 마치 윤 대통령이 할 일을 제쳐둔 채 의미 없는 일정을 소화한 것처럼 폄훼하고 나섰다"고 비판하면서 "외교와 국내 상황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기에 호우 피해를 점검하며 국익을 위한 외교 활동을 동시에 최선의 방법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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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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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m 2023.07.18  02:43
    양아치보다 못한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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