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대국민 심판론' 거론하며 '여론전' 사활
여, '근거 없는 의혹'에 '8월은 휴가철' 냉소
내달 중순 이동관 청문회…민주 '송곳검증'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대통령특별보좌관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를 둘러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을 규탄하며 여론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8월 휴가철과 맞물려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 등 정국 이슈를 야당이 주도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현재 (윤석열 정부) 내각엔 대통령 부부의 심기 경호에만 열중하며 궤변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인사들이 가득하다"며 "지금까지만으로도 (윤 정부의) 정권인사는 낙제점이다. 여기에 '방송장악위원장 이동관'까지 더해지면 윤석열 정권은 '홍위병 집합소'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인사 참사의 화룡점정이나 마찬가지인 이동관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며 "국민이 잠시 위임한 권력에 취해서 국민과 맞서는 것은 '당랑거철(螳螂拒轍·자신의 힘을 헤아리지 않고 강자에게 함부로 덤비는 것)'이자 정권 스스로 망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서 연일 해당 의혹에 대해 '국민 심판론'을 거론하며 가감 없는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싸우자는 것'이라거나 '국민과 싸운 정권의 말로를 돌아보라'는 등 수위 높은 발언을 하면서 언론의 시선을 끌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 한 인사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것이 자명하다"면서 "사견으로는 청문회 이후라도 '가장 강력한 수준'의 자진사퇴를 촉구할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후보자 이슈를 내달까지 가져갈 심산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일단 인사청문회 보이콧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가운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1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 보이콧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년 내내 청문회를 해도 부족할 판"이라며 "오히려 청문회를 더 잘 준비해서 문제점들을 끌어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동관 후보자에 대한 내달 인사청문회,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국회 국토위원회를 벼르고 있지만, 8월은 휴가철"이라면서 "야당이 제기했던 갖가지 의혹에 실체가 있던 적이 단 하나라도 있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한편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번 주 중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임명동의안 제출 후 20일 안에 인사 청문을 마쳐야 한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내달 중순쯤 열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