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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없어 고맙다"는 문재인에 與 '분노', 野 '외면'…왜?


입력 2023.07.31 15:05 수정 2023.07.31 16:34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탈원전·태양광·월북몰이 등 논란 재소환

與 "책방 주인의 앞뒤 안 맞는 망언"

野는 침묵…친문 인사들도 거리 두기?

일각 "文의 이재명 비위 우회 비판" 해석

지난 5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계산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스

"금품 관련 부정비리가 없어 고맙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평산마을 책방주인의 망언"이라며 국민의힘이 분노했다. 울산 시장 선거 개입,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환경부 블랙리스트, 월북몰이와 탈북민 강제북송 등 수많은 비위 사건이 있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자화자찬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31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본인을 미화한 영화를 찍고, SNS를 통한 '전언 정치, 광폭 행보'를 하는 것이 '잊혀지고 싶다'던 말과 부합하는지,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까지 망가져야 허망하지 않을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울산시상 선거 개입 사건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국금지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감찰 무마 등 사건을 나열한 김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건만도 나열하기 버겁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퇴임한 지금까지 민주당과 함께 가짜뉴스 공동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느냐"며 "지금이라도 '내' 진영이 아닌 국가 전체를 생각하며, 부정부패로 나락의 길을 걷고 있는 민주당에 쓴소리를 하는 '진정한 국가 원로'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최현철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책방 주인의 앞뒤 안 맞는 망언"이라며 "하루가 멀다고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태양광 등 비리들이 속속 터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4대강 보 해체 부당개입, 전방위적인 통계 조작, 월북 몰이 및 강제 북송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사법리스크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산마을 책방에서 전직 대통령의 품격이 흘러나올 것이라고는 애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진영의 수장이 아닌 전직 대통령으로 대한민국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문 전 대통령은 그토록 원하는 ‘잊힌 삶’을 살아가시길 바란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전날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재관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책 '나의 청와대 일기'를 가리켜 "나로서는 무척 반갑고 고마운 책"이라며 "단 한 건도 금품과 관련된 부정비리가 없었던 당시 청와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평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의 주장처럼 청와대 재직 인사 중 알선수재나 수뢰로 기소된 사례는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언급대로 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 혹은 재판이 진행 중이며, 월북몰이나 태양광 비리 관련 의혹은 정권이 바뀐 뒤 본격적으로 제기된 문제로 수사를 통해 비위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어 '비위가 없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야당에서 5년 내내 특별감찰관 임명을 줄기차게 요구했는데 이를 끝내 거절하고 부정비위가 없었다고 주장하면 설득력이 있느냐"며 "이미 나온 비위 의혹만으로도 저런 언급을 하기 힘들텐데 문 전 대통령의 멘탈도 남다른 데가 있다"고 비꼬았다.


재미있는 것은 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전혀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회의 발언은 물론이고 고민정 최고위원과 윤영찬 의원과 같은 청와대 출신 인사들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돈 봉투 사건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측면으로 해석되면서, 민주당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친문 인사들 공천을 받게 하려고 수를 썼다며 개딸들이 좌표를 찍고 공격에 나섰다고 한다"며 "문 전 대통령이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부정부패가 없는 깨끗한 사람이라고 애써 얘기하는 이유는 현재 부정부패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방탄 논란까지 있는 이재명 대표와 차별점을 두려고 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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