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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이준석' 도움될까…국민의힘 내부 시선은


입력 2023.07.31 17:28 수정 2023.07.31 19:4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홍준표 "나는 쳐냈지만 유승민·이준석 안고 가라"

유승민 "모든 가능성 열고 고민 중" 출마설 '솔솔'

이준석, 유튜브로 복귀 예열…총선 출마 움직임도↑

당내선 "스탠스 바꾸기 전엔 안돼" "대체인 세워야"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뉴시스

총선 출마 시동을 강하게 걸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 당내 시선이 곱지 않다. 외연 확장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정부·여당을 향해 좋게 말해 쓴소리, 나쁘게 말하면 '내부총질'이 심해지고 있어 함께 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당내 일각에선 애매한 상황을 총선 때까지 이어갈 게 아니라 '내부총질 중단' '험지 출마' 등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화합인지 결별인지 가부 간에 결단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31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출마, 신당 창당설 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향후 행보에 대해 "총선이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굉장히 중요한 계기다. 미력하고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어떻게 할지 백지 상태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이후 재차 총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유 전 의원의 출마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의 언급 때문이다. 앞서 수해 골프 논란으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10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홍 시장은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모두 힘을 합쳐도 어려운 판에 나까지 내치고도 총선이 괜찮을까"라며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거라"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되레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유 전 의원은 홍 시장의 '유승민·이준석 안고가라'는 발언에 대해 "대구시장이 수해 때 골프를 쳐놓고 얼마나 잘못했는지 입 다물고 반성하고 있어야 한다"며 "제발 좀 잘못했으면 그분이야말로 입꾹닫(입을 꾹 닫는다의 줄임말) 하시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다. 거기다 왜 나를 끌어들이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홍 시장이 유승민·이준석을 끌어들인 건 지난 총선 때 본인이 배제됐던 사실과 두 사람이 현재 배제되고 있는 것을 오버랩 시켜 자기합리화를 하려는 작업의 일종"이라며 "자신이 과거 잘못된 대접을 받아 당이 총선에 패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두 사람을 배제할 경우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를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홍 시장이 언급한 이준석 전 대표도 최근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을 개설하고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방송을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개설은 이 전 대표의 '총선 준비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원래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비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에선 이 두 인물의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만큼 당과의 접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홍 시장의 발언대로 상징성을 갖춘 두 사람을 끌어안고 가는 것이 차기 총선에서 도움이 될 것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모두 당적을 '국민의힘'으로 유지하고 있는 만큼 품으려면 얼마든지 품을 수 있다.


하지만 당내에선 두 사람이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을 경우에는 같이 가기엔 어렵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동관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놓고 "정권의 나팔수·하수인이 되는 방송을 만들고 나서 총선을 치르겠다는 말"이라는 비판을 쏟아냈으며, 윤 대통령의 장모가 법정구속된 데 대해선 "대통령께선 선택적 침묵을 하고 계신다"고 꼬집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두 사람은 마인드나 스탠스에 우선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당 지도부에 네거티브 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가 각자 있겠지만 현 정부와 당을 향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언론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는 해당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먼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중진의원도 "유승민 전 의원은 너무 멀리 나가는 것 같다"며 "만약 유 전 의원을 안고 간다면 될 만한 지역구를 줘야할 텐데 된 이후엔 지금보다 더 심해지지 않겠나. 그런 측면으로 볼 때 아예 지금 선을 긋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다른 의원도 "오히려 두 사람은 우리 당 입장에서 털고 가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며 "정부와 당의 정책에 쓴소리를 하는 사람과 같이 갔다가는 자칫 오해받을 염려가 있다. 두 사람의 이탈로 생길 수 있는 중도층의 이탈이 고민된다면 대체할 만한 다른 인물을 내세우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를 향한 지지가 없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이들을 감싸안아 중도층을 견인하는 역할로 이끄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한 5선 의원은 "윤 대통령이 (정책)방향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잘 하고 있음에도 외연이 좀체 넓혀지지 않고 있는 이유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우리나라가 이념적인 것보단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이 누구인가를 기준으로 갈라지는 게 심한 만큼 두 사람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외연 확장 정도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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