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성범죄 신고에 여가부 "문화적 차이"…경고로 사건 종결
전북 스카우트들 반발해 퇴소…"피해자 보호·분리조치도 없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영내에서 성범죄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 중인 가운데 조직위원회와 여성가족부의 대응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태국 국적 남성이 여자 샤워실에 들어왔다 발각됐다는 신고에도 조직위와 여가부는 '문화적 차이'라며 경고 조치로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전날 새벽께 영내에 있는 여자 샤워실에 태국 남성 지도자 A씨가 침입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샤워실은 여자 샤워실로, A씨가 들어와 먼저 샤워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피해자가 들어와 샤워를 했고 노랫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왔다가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신고자와 피혐의자 진술 등을 확인했을 때 현재까지는 성적 목적으로 침입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더워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여러 차례 일관된 진술을 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성적 목적을 두고 샤워실에 침입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조직위와 여가부는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사건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태국 지도자에게 가벼운 조치와 경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북지역 스카우트 측은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고,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경미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라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성 인권 향상과 안전 확보를 목표로 하는 부처의 장이 사건이 경위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성범죄 의혹을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이후 전북연맹 스카우트 측은 조직위와 여가부의 대응이 미흡하다며 퇴소 입장을 밝혔다.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은 6일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조직위에서는) 피해자 보호와 분리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지도자와 대원 80여명 전원이 조기 퇴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