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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잡으러 중국에’ 안세영·신유빈, MZ들의 통쾌한 반란


입력 2023.08.30 12:29 수정 2023.08.30 14:3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안세영·신유빈, 중국세 밀려 좌절한 선배들 보며 성장한 세대

올 시즌 중국 강자들 연파하고 최정상 등극..항저우AG 기대↑

배드민턴 안세영. ⓒ AP=뉴시스

중국세에 밀린 선배들의 좌절을 보며 성장한 ‘MZ세대’ 안세영(21·삼성생명)-신유빈(19·대한항공)이 통쾌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27일(한국시각) 덴마크 코펜하겐 로얄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 세계배드민턴선수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6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을 40여분 만에 2-0(21-12 21-10) 제압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 3회 우승에 빛나는 마린은 타이쯔잉(대만·세계 4위), 야마구치(일본·세계 2위)를 꺾고 결승까지 올라왔지만, 안세영의 적수가 되기에는 부족했다.


한국 단식의 46년 무관 역사에 마침표를 찍은 안세영은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섰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방수현(은퇴)도 이루지 못한 위대한 업적이다.


안세영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천적’이었던 천위페이(중국)에 져 1회전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고 눈물을 삼켰다. 2022 도쿄올림픽 때도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천위페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이제 안세영은 더 이상 도전자가 아니다. 지난해까지 1승8패로 절대 열세였지만, 올해는 세계선수권 승리 포함 5승2패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항저우는 천위페이의 고향이다. 일방적인 응원을 예상하지만 안세영의 승리욕은 더 불타오른다. 안세영은 최근 미디어데이에서 “천위페이 고향이든 어디든 내가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디어데이 직후 치른 세계선수권에서는 4강에서 천위페이를 다시 한 번 완파했다. 중국세에 밀려 분루를 삼켰던 선배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한국 탁구의 현재와 미래인 신유빈에게도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9월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둔 신유빈은 29일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돔경기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안세영 우승은)정말 멋지다. 나도 멋있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탁구 신유빈(왼쪽). ⓒ 대한탁구협회

2020 도쿄올림픽에서 ‘삐약이’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던 여고생이 어느덧 에이스로 성장했다. 여자 복식 신유빈·전지희는 올해 WTT 컨텐더 대회에서만 4차례 우승하는 등의 성적에 힘입어 여자 복식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최근 국제대회에서는 여러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적인 강자로 거듭났다.


복식에서는 세계랭킹 1위다. 지난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펼쳐진 세계선수권에서 전지희와 은메달을 합작했다. 4강에서는 당시 ‘세계랭킹 1위’ 중국 쑨잉사-왕만위 조를 3-0 완파했다.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중국 왕이디-천멍 조에 져 금메달은 놓쳤지만, 이후 대회에서도 중국 조를 연파하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나서는 신유빈은 긴장 보다는 설렘이다.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결승에 올랐던 신유빈은 “중국 선수들을 이기다보니 자신감이 더 붙는다. 중국(항저우)에 가서 중국 선수들을 꺾고 싶다”며 통쾌한 반란을 예고했다.


신유빈이나 안세영이나 현재 랭킹만 놓고 보면 반란이 아니라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만큼 크게 성장한 한국 배드민턴과 탁구의 자랑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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