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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부진에 수출 제한까지’ 식탁물가 도미노 인상 재현되나


입력 2023.08.30 06:51 수정 2023.08.30 06:5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태풍, 가뭄 등 글로벌 기상악화로 인도‧미얀마 등 식량 수출 중단

보통 추석 전후해 가격 인상, 3분기 말~4분기 초 인상시기 유력

수출로 부진 만회, 내수 비중 높은 곳은 가격 인상 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간편식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한 동안 주춤했던 국제곡물가격이 다시 들썩이면서 가격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해 정부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내놓고 있지만, 식품‧외식업계에서는 갈수록 누적되는 원가 부담으로 인해 한계에 몰렸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폭염과 폭우, 태풍 피해까지 겹치면서 국내 농수산물 가격이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추석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도미노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제한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쌀 수출 1위 국가인 인도에 이어 5위 미얀마도 일시적으로 쌀 수출을 중단했다.


인도는 쌀 수출 제한에 이어 양파에 수출 관세 40%를 부과했고, 설탕 수출 금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브라질, 태국과 함께 설탕 3대 수출국으로 꼽힌다.


태풍, 홍수, 가뭄 등 전 세계적인 기상악화에 따라 자국 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당은 주로 태국과 호주에서, 밀가루는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수입해 최근 조치에 아직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상태지만 전 세계적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수입가도 상승이 불가피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밀 가격의 경우 최근 2년 새 60% 가까이 올랐다.


대한제분의 올 상반기 평균 원맥 수입가는 1톤 당 54만8555원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2021년 평균 34만7241원 대비 58.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옥수수 수입가는 톤 당 31만3736원에서 44만6610원으로 42.4% 올랐다.


주요 설탕, 두부 판매업체인 CJ제일제당의 원당 수입가는 톤 당 2021년 46만2000원에서 올해 상반기 74만8000원으로 61.9%, 같은 기간 대두 가격은 톤 당 59만5000원에서 87만7000원으로 47.4% 상승했다.


이 기간 주요 원재료는 물론 인건비를 비롯해 물류비, 전기 등 공공요금도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은 더 커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추석을 기점으로 가격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보통 가공식품은 추석을 전후해 가격 인상이 많이 이뤄지기는 하는데 올해의 경우 하락한 연간 실적을 상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도 더해졌다.


상반기 국내 15개 주요 상장 식품기업의 평균 이익률은 5.4%로 작년 상반기와 동일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해외 비중이 절반이 넘는 식품기업은 이익률이 상승한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은 하락한 곳이 많았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곡물 수입가는 오르지만 물가안정에 동참하기 위해 가격인상을 미루다 보니 누적되는 원가 부담을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밖에 없다”면서 “수출 비중이 높으면 그나마 내수 시장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지만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은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을 어느 정도 끌어올리려면 늦어도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에는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게 업계 전반의 판단일 것”이라면서 “누가 먼저 인상을 단행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한 번 물꼬가 터지면 가격 인상 대열에 편승하려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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