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개발 판 바뀐다…민간 개별입지서 ‘국가 계획입지’로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3.17 13:25  수정 2026.03.17 13:25

정부 입지 사전 발굴…예비지구·발전지구 단계 도입

인허가 일괄 처리…주민·어업인 참여 협의체 운영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1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26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

민간이 먼저 부지를 찾고 인허가를 밟던 해상풍력 개발 방식이 국가 주도 ‘계획입지’ 체계로 바뀐다. 정부가 적합 입지를 사전에 발굴하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전환되면서 해상풍력 개발의 틀이 새로 짜이게 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1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26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에는 해상풍력발전위원회 구성·운영, 예비지구 지정 절차, 민관협의회 운영, 사업자 선정 절차, 환경성 검토 절차 등 계획입지 제도의 구체적 운영 기준이 담겼다.


그동안 해상풍력 사업은 개별 민간 사업자가 입지를 발굴한 뒤 인허가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전력계통과 군 작전성, 주민 수용성,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이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이런 불확실성을 줄이고 질서 있는 해상풍력 개발과 보급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제도 개편의 핵심은 정부가 해상풍력 적합 입지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데 있다. 정부는 풍황과 어업활동, 환경 영향, 해상교통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비지구’를 지정한 뒤 경제성과 수용성, 계통 여건 등을 검토해 ‘발전지구’로 확정하게 된다. 발전지구 안에서는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인허가 절차도 달라진다. 발전지구 내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면 관련 법령에 따른 인허가 절차를 일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실시계획 승인 시 공유수면허가와 전기사업허가 등 28개 법령에 따른 42개 인허가 사항이 의제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혀온 행정 절차를 한 번에 묶어 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범정부 차원의 조정 기구도 신설된다. 국무총리 소속 ‘해상풍력발전위원회’가 설치돼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고 예비지구와 발전지구 지정 등 계획입지 전반의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한다. 실무위원회와 부처합동 사무국인 해상풍력발전추진단도 함께 운영된다.


지역 수용성 확보를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지방정부는 민관협의회를 통해 주민 수용성과 이익공유 방안을 논의하게 되며, 협의회 위원 가운데 어업인과 주민 대표가 절반 이상 참여하도록 했다. 정부가 입지를 정하더라도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지역과의 협의 구조를 제도 안에 넣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법 시행일인 26일부터 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고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와 협력해 연내 1차 예비지구 후보지를 발굴할 계획이다.


또 환경성 평가 세부 기준과 기존 사업자 및 집적화단지 편입 기준 등을 담은 하위 고시도 연내 단계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해상풍력법 시행을 통해 그동안 개별 사업자 중심으로 추진되던 해상풍력 개발 방식이 정부가 책임지고 관리하는 계획입지 체계로 전환된다”며 “주민과 지역이 이익을 함께 나누고 환경성과 수용성을 확보한 가운데 해상풍력을 체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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