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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술핵, 차량·철도·저수지 이어 바다로


입력 2023.08.30 05:00 수정 2023.08.30 06:5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김정은 "해군, 핵억제력 구성"

해군에 새로운 무장수단 제공키로

실전훈련 강화 주문하기도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절을 하루 앞둔 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해군 작전지휘소를 방문한 모습.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해군절 행사에 참석해 "해군이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지상군 중심으로 운용되던 전술핵을 해군까지 확장키로 하며 위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모양새다.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 위원장이 해군절을 하루 앞둔 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기념 연설에서 "해군 역할의 중요성, 특히 우리 국가의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인해 앞으로는 육·해·공군이 해·육·공군이라고 불려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조성된 현 정세는 우리 해군이 전쟁준비 완성에 총력을 다해, 상시적으로 임전태세를 유지하고, 유사시 적들의 전쟁의지를 파탄시키고 최고사령부의 군사 전략을 관철할 수 있게 준비될 것을 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미제가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주변 수역에 핵 전략장비들을 상시배치 수준으로 증강 전개하는 한편 우리 주변 해역에서 추종세력들과의 합동 해상군사연습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의 무모한 대결책동으로 말미암아 지금 조선반도 수역은 세계최대의 전쟁장비 집결 수역, 가장 불안정한 핵전쟁 위험 수역으로 변했다"고도 했다.


이어 "국가 핵무력 건설노선이 밝힌 전술핵 운용의 확장 정책에 따라 군종 부대들이 새로운 무장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이 군사협력을 강화하자 전술핵 추가 배치로 '맞불'을 놓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전술핵 확장 배치는 한국과 미국, 더 나아가선 일본의 탐지·요격 능력을 저해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북한이 지난 몇 년간 이동식발사대(TEL), 철도, 저수지 등을 활용해 발사 원점 다변화에 주력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 역시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전술핵 확장을 콕 집어 거론한 것은 전략핵과 달리 실사용이 가능하다는 특성을 토대로 한미일에 위협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절을 하루 앞둔 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실전훈련 강화를 주문하며 추가 도발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난 3월과 4월 시험발사한 핵어뢰 '해일'을 비롯해 신형 잠수함 진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동원한 도발로 위협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공개된 사진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이 해군작전지휘소를 찾아 서해 남포항, 동해 원산항 등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으로 가리키며 발언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변화되는 해전 양상과 적의 침략전쟁 수법·전법에 능히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전술적 방안들을 착상·수립하는 데 주목을 돌려야 한다"며 "실전에 최대한 접근한 실동훈련들을 부단히 다양하면서도 목적성이 강하게 조직·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그간 지상군을 중심으로 '핵공격 명령 인증절차 및 발사 승인체계' 등을 점검하는 훈련을 진행해 온 만큼, 해군 독자 훈련에서 나아가 육·해군 합동으로 전술핵 관련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해군절 행사에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함께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군사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를 현지 지도했던 5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절을 하루 앞둔 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해군 작전지휘소를 방문해 서해 남포항 일대를 가리키며 발언하는 모습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절을 하루 앞둔 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해군 작전지휘소를 방문해 동해 원산항 일대를 가리키며 발언하는 모습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절을 하루 앞둔 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왼편으로 딸 김주애가 서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정부 "北, 한미일 협력체 진전에 위기의식 드러내"


정부는 김 위원장의 해군절 기념식 참석이 이례적이라며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해군절 행사를 직접 축하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해군절의 경우, 74주년으로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년마다 꺾어지는 해)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한미일 정상회의에 따른 안보협력 강화 등 한미일 협력체 진전에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본다"며 "3국 안보협력 강화는 자신들의 불법적 미사일 개발과 위협에 따른 것임을 북한도 잘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북한은 사상누각에 불과한 전쟁준비 완성에 힘을 쏟을 게 아니라 민생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절을 하루 앞둔 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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