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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레즈비언 부부 '오늘 출산 완료'…"딸이 그저 행복하길"


입력 2023.08.31 04:53 수정 2023.08.31 04:53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국내에서 처음으로 레즈비언 커플의 임신 사실을 알렸던 김규진 씨와 김세연 씨 부부가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김규진 씨 인스타그램

김규진씨는 30일 자신의 SNS에 '오출완(오늘 출산 완료)'이라는 글과 함께 병원에서 '엄지척' 하는 사진을 올리며 딸 '라니'의 출산 소식을 전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9년 관광객의 혼인신고를 허용하는 미국 뉴욕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한국에서 한 차례 더 식을 올리며 정식 부부가 됐다. 이들의 결혼 과정은 2020년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라는 에세이로 출간돼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이들 부부는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했다.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상 "정자 공여 시술은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되어 있어 국내 시술은 포기했다. 국내에서 이들은 법적으로 미혼이기 때문.


이처럼 두 사람은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육아 휴직이나 출산 휴가를 쓸 수 없다. 라니도 법적으로 세연 씨의 딸은 아니다.


ⓒ김규진 씨 인스타그램
김규진 씨 "엄마가 둘인 가정, 특별한 일 아냐"


규진 씨는 30일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딸 '라니'를 출생한 후기를 밝혔다.


규진 씨는"(딸이)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에 사는 어린이로서 안전하게 컸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딸 라니가 크면서 '넌 엄마가 2명이야'라는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라는 말에 "네가 속한 곳은 엄마가 둘인 가정이고, 엄마들은 너를 너무너무 원했기 때문에 중요한 결정을 한 거다. 이건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세연 씨 역시 "(딸이) 서로를 존중해줄 수 있는 사회에서 컸으면 좋겠다. 이혼 가정이든 재혼 가정이든 조부모 가정이든 가족의 모습은 다양하고, 다양성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이 가능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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