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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션 업! 역도 김수현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AG 기대주⑩]


입력 2023.09.22 11:00 수정 2023.09.22 11:1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아픔으로 기억되는 아시안게임 앞두고 금메달 향해 이 갈며 담금질

‘세계선수권 3관왕’ 박혜정과 함께 AG 여자역도 금메달 후보로 지목

특유의 텐션으로 자신감 잃지 않고 “국민들과 함께 들겠다” 다짐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는 김수현 여자 역도 국가대표 선수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역도 훈련장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기자회견장에서도 가수 에일리 노래 등을 부르며 흥을 감추지 않는 한국 여자 역도의 금메달 기대주 김수현(28·부산시체육회).


훈련장에서 재회한 ‘롤모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언니~”라고 크게 부를 수 있는 당찬 김수현. 그녀의 텐션은 바벨을 들어 올릴 때 더 업 된다. 지켜보는 팬들의 기대치 또한 업 되고, 그만큼 김수현의 어깨는 무거워진다.


한국 역도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노골드’로 침체에 빠졌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장미란 금메달 이후 한국 역도는 13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최중량급 세계선수권 3관왕을 차지한 ‘특급 유망주’ 박혜정(20·고양시청)과 함께 여자 76㎏급 김수현도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대한역도연맹 MVP에 선정된 김수현은 체급 세계랭킹 4위, 아시아랭킹 1위다.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3위, 지난 5월 진주 아시아역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텐션이 높았던 그녀에게도 울부짖은 시간은 있었다. 풀릴 듯 풀리지 않았고, 석연치 않은 판정 탓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권에서 미끄러졌던 때다. 그런 아픔들은 김수현의 텐션을 누르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런 시간을 통해 김수현은 더 단단해졌다.


지난주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른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76㎏급 인상 2위에 올랐지만, 합계에서는 1㎏ 차로 메달권에서 밀렸다. 아쉬움을 삼키면서도 김수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만회하겠다”며 텐션을 잃지 않았다. 김수현은 여전히 “국민과 함께 들겠다”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꿈꾸고 있다.


이달 초 진천선수촌에서 ‘나는 문제없어’ 노래를 들으며 바벨 들기에 전념한 김수현을 만나 아시안게임 출격 각오를 들어봤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는 김수현 여자 역도 국가대표 선수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역도 훈련장에서 연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2024 파리올림픽도 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당장 눈앞이다. 모두가 기대하는 금메달이 김수현 선수의 목표이기도 하다. “더 완벽하게 들기 위해 이를 갈면서 훈련했다”고 들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더 준비했을 텐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얼마나 훈련했나.


- 그전에 있었던 실수들을 떠올리며 최대한 줄이고 더 보완하려고 항상 노력했다. 훈련할 때도 실수했던 순간을 잊지 않고 더 집중적으로 했다. 보는 사람들도 좀 더 편안하게 볼 수 있고, 나 또한 깔끔하게 들어 즐기면서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Q: ‘나는 큰 대회서 안 되나보다’라며 울부짖기도 했던 김수현이다. 다른 선수들, 아니 다른 사람들도 실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김수현은 항상 텐션이 높다. 자기만의 마인드 컨트롤 방법이 있나.


- 아무래도 이제는 대표팀에서 언니 보다 동생들이 많다. 같이 가야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내가 안 된다고 하는 모습 보이는 것보다 밝은 에너지를 뿜는 것이 모두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운동이 나의 전부지만 세월이 흘러 돌이켜보면 추억이 될 모습들이다. 후회 없도록 정말 최선을 다하며 즐기면서 하자는 생각으로 살다보니 텐션을 잃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연습과 훈련의 시간이 그렇게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런 것들을 잘 쌓아가고 견뎌내고 주변의 조언도 들으면 더욱 단단해져 경기를 치를 때도 웃으면서 할 수 있다,


Q: 김수현하면 텐션도 텐션이지만 노래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훈련하면서 또는 훈련 끝나고 즐겨듣는 최애곡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 많은 곡들을 듣고 부르고 있지만, 최애곡을 꼽으라면 ‘나는 문제없어(황규영)’다. 훈련장에서도 신청해 틀어 달라고 했다. 그 노래를 들으면 몸 컨디션도 컨디션이지만 멘탈이 굉장히 좋아진다.


Q: 노래도 좋지만 사랑하는 연인도 있다. 가라데 피재윤 선수와 나란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데 어떤 기분인가. 피재윤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금메달 축하한다. 금메달 따지 않겠나(웃음). 미리 금메달 축하한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자신감 갖고 하길 바란다.


Q: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서면 분명 세리머니가 있을 것 같은데.


-연습에 집중해서 못 그려봤다. (연습량이)완벽에 가깝다 싶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도 같다. 지금은 채워야 할 부분이 아직은 많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는 김수현 여자 역도 국가대표 선수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역도 훈련장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장미란 선수 활약을 중학교 시절 지켜본 뒤 감동해 역도를 뒤늦게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 김수현에게 장미란은 빼놓을 수 인물인이다. 어떤 존재인가.



- 언니를 보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롤모델이자 큰 동기부여가 되는 분 중 한 분이다. 언니의 존재만으로도 역도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나도 장미란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바벨을 드는 것과 고된 연습을 연습의 무게만으로 감당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제는 ‘레전드’ 그 이상인 자리(차관)까지 올라가셨다. 언니의 자리를 목표로 달려오면서 조금 닿으려고 하는데 언니는 더 높이 올라가니 내가 여기서 안주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는 모르겠지만 존재 자체로 동생들이든 저한테든 엄청난 동기부여와 힘이 되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는 김수현 여자 역도 국가대표 선수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역도 훈련장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팬들을 비롯해 부모님이나 감독 코치님, 대한역도연맹 관계자 등 김수현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그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연습하면서 힘들 때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자주 떠올린다. 그러면서 ‘나 혼자 (역기를)드는 게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혼자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들고 있다고. 내가 절대 힘 빼고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생각을 하고 그렇게 결의를 많이 다진다. 항상 (나를 응원해주는 분들을)생각하면서 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마음으로 함께 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


Q: 끝으로 진천선수촌에서 정말 구슬땀을 흘리며 서로서로 파이팅을 외쳐주는 선후배 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선수들에게 연습은 연습이고 실전 실전이다. 연습은 즐겁게 하고 경기할 때는 미쳐서 다들 1등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이를 갈면서 훈련들을 해왔다. 어차피 잘 할 거니까 마음 편하게 먹고 들어보자.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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