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尹대통령의 경질로 본다"
단식 중인 이재명 체면 세워주면서
"불법행위 검사 탄핵 적극 추진키로"
당내 이견 봉합하며 지지층 달래기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정황으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탄핵' 한다는 방침을 당내 이견 끝에 거둬들이기로 했다. 대외적 안보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더 이상의 탄핵 추진은 야당이 안보공백 위기를 초래했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내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장관 탄핵은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가 직접 선언했던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신 특검법 관철을 통한 진상규명을 지속할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이 장관 대신 검사들을 탄핵함으로써 당내 이견을 봉합하고 이 대표 단식으로 인해 예민해진 강성 지지층도 달랜다는 방침이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5일 "이종섭 장관이 민주당의 해임 요구를 실질적으로 받아들여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실상의 경질로 본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이 장관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했으나 △이 장관이 이미 사의를 표명했는데 탄핵소추의 실효성이 부족하고 △막상 탄핵을 의결하면 국방부 장관의 직무 정지로 인한 안보 공백이 초래된다는 등의 이유로 이견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원내 지도부에 탄핵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이날로 단식 16일차를 맞이한 이재명 대표의 체면이 상하게 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 대표는 단식 12일차였던 지난 11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은 (이 장관의) 탄핵을 시작으로, 특검을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직접 경고했다.
자칫하면 단식 중인 당대표가 당부한 내용이 당 소속 의원들에 의해 무시당하는 듯한 모양새가 될 수 있는만큼, 민주당은 대신 이 장관에 대한 특검을 추진해 수사 외압 정황을 낱낱히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강 대변인은 "(이 장관에 대한 탄핵은 철회했지만)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덮을 수는 없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그간 당내 일각에서 제기해온 이른바 '비리 검사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또한 이 장관 탄핵을 접는 대신 이 대표의 면을 세워주고, 이 대표 단식 장기화로 예민해진 극성 지지층을 달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 대변인은 "불법 행위가 확인된 검사의 탄핵은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앞서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 사주 의혹'의 피고인으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도 검사장으로 승진한 손준성 대구지검 차장검사 등의 탄핵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