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국내 우유 시장 14% 축소
3사 흰우유 30% 감소, 가공유는 최대 50% 증가
PB 우유 매출 41%↑…고물가시대 선호도 높아져
원유 가격 인상으로 10월 부터 흰우유 등 유제품 가격 인상이 확실시된 가운데 우유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흰우유는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바나나‧초코 등 가공유 소비는 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PB 제품 판매가 늘고 있다.
19일 데일리안이 aT 식품산업통계정보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우유시장 총매출은 1조682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20년 상반기(1조2439억원) 대비 14.1% 감소한 수준이다.
출산율 저하와 커피 시장 성장 등으로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반기 기준 1조원 밑으로 시장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품별로 보면 흰우유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국내 유업계 빅3인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의 대표 흰우유 매출은 30% 이상 줄었다.
반면 바나나, 초코 등 가공유 매출은 늘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2020년 상반기 109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231억원으로 12.8% 증가했고, 같은 기간 남양유업 초코에몽과 매일유업 허쉬는 각각 14.6%, 51.0% 매출이 늘었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일반 제조사 상품(NB)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자체브랜드(PB)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우유는 NB와 PB 제품 간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이 낮은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PB제품도 대부분 일반 제조사가 생산하는데다 맛에 있어서도 크게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용량이나 원유 등급에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다.
실제 매출 증감률을 비교해도 PB제품(스토아브랜드) 매출은 2020년 상반기 51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32억원으로 41.5% 늘었다.
전체 우유 시장이 14% 줄고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흰우유가 30% 이상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가파른 셈이다.
실제 대형마트3사의 온라인몰에서는 대형마트 PB 우유가 업계 1위인 서울우유 보다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기도 한다.
유업계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 등으로 우유 소비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원유 가격 상승으로 가격은 매년 오르는 구조”라며 “소비 감소세가 뚜렷한 흰우유 시장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컵커피나 식물성 단백질 시장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이 역시 경쟁이 심해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화”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