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고(故) 이영승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하고 끈질기게 400만 원을 받아낸 '페트병 사건'의 학부모가 지역 단위 농협의 부지점장으로 드러났다. 이 학부모는 농협으로부터 대기 발령 조치를 받았다.
22일 한국경제와 농협에 따르면 서울의 한 지역단위 농협 부지점장으로 일명 '페트병 사건'으로 알려진 학부모 A씨는 지난 19일자로 대기발령 및 직권 정지 조치됐다.
이는 해당 지역 단위 농협에서 직접 조치한 것으로, 이후 농협중앙회에 보고됐다. 농협은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이며 결과에 따라 징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직장이 알려진 후 해당 농협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게시판에는 "악마다 악마" "돈 다 뺐다" "이런 부지점장을 둔 은행에 돈을 맡길 수 없다" "평생 농협은 이용 안 한다" "농협의 대응을 지켜보겠다" 등 항의 댓글이 500여 건이 넘게 올라왔다.
이 씨가 부임한 첫 해인 지난 2016년 A씨는 아들이 수업 시간에 커터칼로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치자 악성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A씨는 학교 안전 공제회로부터 보상금 2백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이 씨가 군입대를 한 후에도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
군 복무 중임에도 합의를 계속 종용받은 이 씨는 2018년 2월에 한 번, 3월 휴가 때 세 번, 6월에도 휴가를 내고 A씨를 만났다고 한다. 돈을 송금받은 A씨는 이 씨에게 50만원씩 8차례에 걸쳐 400만원 받고서도 2차 수술을 언급하며 또 다시 연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 측 관계자는 "경찰 조사가 끝나고 결과 나오면 내규를 통해 감봉이나 퇴직 등 추가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