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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 남녀배구, V리그 인기는 괜찮을까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3.10.14 07:00 수정 2023.10.14 09:08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아시안게임 동반 메달 실패, 국제경쟁력 약화에 따른 위기감

김연경, 양효진, 김희진 등 도쿄올림픽 4강 신화 주역 건재

당장 인기 떨어질 가능성 높지 않지만 경각심 갖고 쇄신 나설 때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에 그친 여자대표팀. ⓒ 뉴시스

“현 상태로는 굉장히 회복이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국제 경쟁력 저하로 실망감을 안긴 남녀배구가 위기 속 프로배구 V리그 개막을 맞이한다.


2023-24 V리그는 14일 오후 2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오후 4시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간 대장정의 막이 오른다.


특히 남녀배구는 최근 막을 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반 메달 실패로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20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최근 남녀배구의 국제경쟁력 저하는 큰 위기감을 불러오고 있다. 세계무대는 물론 이제는 아시아에서도 동남아, 중동 국가들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자 배구대표팀은 지난 7월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서 최종 3위를 기록했다. 챌린저컵 우승으로 2024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합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8월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선 5위에 머물렀다.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공식 개막일 전에 일찌감치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남자배구 대표팀은 대회 개막 사전경기로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더니, 12강에선 파키스탄에 충격의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남자배구는 61년 만의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해와 올해 VNL 2년 연속 전패(24연패)의 굴욕을 겪었다. 아시안게임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에 충격패를 당했고, 8강 토너먼트에서 중국에 져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에 그쳤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본선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남자배구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고,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로 인기가 한껏 올라간 여자배구도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 미디어데이 단체사진. ⓒ KOVO

다만 국제대회 성적 부진이 당장 V리그 인기 추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프로야구만 봐도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 참사에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으로 인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4년 만에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여자배구의 경우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존재가 인기를 유지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국제대회 성적 부진은 오히려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 주역인 김연경을 비롯해 김수지(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김희진(IBK기업은행)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 팬들의 발걸음을 돌릴 것이란 분석이다.


진짜 문제는 올 시즌이 아닌 그 이후다. 도쿄올림픽 4강 신화 멤버들이 건재하고, 배구 인기가 여전할 때가 경각심을 갖고 재도약을 이루기 위한 절호의 기회다.


배구협회를 비롯한 배구계 전체가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인기에 편승해 현실에 안주한다면 한국 배구는 영원히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날 수 없다. 스타플레이어들이 은퇴해 팬들마저 돌아선다면 그 때는 인기를 회복하려 해도 너무 늦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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