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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남 "'상향식 사퇴' 상황…서둘러 전력 다한 변화의 몸부림 쳐야"


입력 2023.10.14 13:34 수정 2023.10.14 13:4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선거 패배하면 당대표가 사퇴하면서

자동적으로 임명직 당직자가 물러나는게

통상의 수순인데…이번엔 거꾸로 됐다"

김용남 국민의힘 전 의원 ⓒ데일리안

김용남 국민의힘 전 의원이 현 당내 상황을 '상향식 사퇴' 상황으로 지칭하면서, 선출직 최고위원 중 사의 표명을 하는 이가 나오느냐 여부가 김기현 대표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바라봤다. '변화'를 주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차분한 변화'보다는 '전력을 다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진단했다.


김용남 전 의원은 14일 YTN TV '뉴스 와이드'에 출연해 이철규 사무총장·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을 시작으로 임명직 당직자가 결국 전원 사퇴를 선언한 이날 오전 상황과 관련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했기 때문에 선거 패배가 있으면 당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당대표가 사퇴하면서 자동적으로 임명직 당직자가 물러나는 게 통상의 수순"이라며 "이번엔 약간 거꾸로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순서를 보면 이철규 총장이 오늘 아침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히고나서 박성민 부총장, 그 이후에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일괄 사퇴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좋게 얘기하면 '상향식 사퇴'"라며 "어떤 결의나 당대표의 요구에 의한 사퇴라기보다는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듣고 순차적으로 결심을 해나가는 결과물 아니겠느냐"고 바라봤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2%p 차의 참패를 당했다. 1년 4개월 전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같은 지역에서 치러졌던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2.6%p 승리했던 점을 감안하면, 약 20%p의 표심이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떠나버린 충격적 결과다.


지난 12~13일의 혼란을 거쳐 이날 오전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 발표로까지 이어진 것은 이같은 보궐선거 참패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과정으로 보인다.


"24만명 투표, 어떤 여론조사보다 정확
尹, 반국가세력 척결하려면 필요한게
국민 지지…책임지는 모습 바탕 돼야"


이와 관련, 김용남 전 의원은 "지금은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게 선거 결과"라며 "투표한 분이 24만 명이 넘었는데, 어떤 여론조사가 24만 명이 넘는 샘플을 수집해 조사하는 게 있느냐. 게다가 적극적으로 투표소에 가서 자기 의사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어떤 여론조사보다도 정확하게 민심을 반영한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궐선거 참패의 결과가 나온지 이틀이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나가라"고 주문한 것에 대해서는 "중도층이 다 등을 돌린 상황에서 당 뿐만 아니라 정부도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의 메시지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들린다"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것은 '차분하게'라는 대목"이라며 "물론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 않아서 차분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서둘러서, 전력을 다해서 변화의 몸부림을 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이 반(反)국가세력과의 대결에서의 승리를 자주 얘기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반국가세력의 뿌리가 깊고 만만치 않아 동감하는 바는 무척 크지만, 이를 척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지지"라며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척결하고 싶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책임지는 모습이 바탕이 돼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수부 도시인 수원의 수원병(팔달) 선거구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꺾고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던 김용남 전 의원은 이번 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서울 강서구가 '험지'라서 '원래 질 곳에서 졌다'고 말하는 당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강서구가 험지? 서울서 중간쯤 가는 곳
강서서 17%p 졌다는건 경기 서부·남부
20%p 이상 밀리고 있단 것으로 봐야"


김용남 전 의원은 "당내의 어떤 분들은 강서구가 국민의힘의 험지라 말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것은 수도권 전체 판을 잘 모르는 분들"이라며 "강서구는 서울에서 따지면 중간쯤 되는 선거구다. 국민의힘에 유불리를 따지면 전체 (서울 48개 지역구 중에서) 중간쯤 간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구가 밀집돼있고 선거구가 많은 경기도의 남부·서부에 비하면 (서울 강서구가) 국민의힘에 훨씬 나은 지역"이라며 "강서구에서 17%p 이상 졌다는 것은 경기도의 인구밀집지역에서는 20%p 이상 밀리고 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폭풍을 수습하고 쇄신책을 논의하기 위한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오는 15일 오후로 예고된 가운데, 김 전 의원은 선출직 최고위원 중 사의를 밝히는 이가 나오는지 여부가 쇄신이 확대될지 봉합될지를 가를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남 전 의원은 "사태가 심각해서 뼈를 깎는 혁신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당의 간판을 유지한 채 내놓는 혁신안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명직 최고위원까지는 (오늘) 사퇴를 했는데 선출직 최고위원은 아직 아무런 얘기가 없다"며 "내일 의총 전후로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마음을 먹은 선출직 최고위원의 자진 사퇴 의사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사실 그렇게 되면 지도부는 교체로 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김기현 대표의 거취 표명은 없지만, 주말을 두고봐야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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