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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3노조 "기본도 안 된 언론인…권태선은 당장 물러나라"


입력 2023.10.20 16:06 수정 2023.10.20 16:06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MBC노동조합(제3노조), 20일 성명 발표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어제 국회 국정 감사에서 정치적 편향성과 자질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소위 평생 언론인을 했다는 자가 기본도 안 된 언론관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지난 사장 선임 과정에서는 차선책이라도 자기편을 선택하기 위해 불법성에도 눈감은 사실이 확인됐다.


권 이사장은 우선 지난해 대선 직전 MBC뉴스데스크의 '김만배 녹취록 베껴쓰기 오보 사건'에 대해 여전히 MBC가 잘못이 없다는 식의 후안무치한 태도를 취했다. 권 이사장은 MBC가 확인도 안 하고 뉴스타파의 오보를 받아서 4꼭지나 방송한 데 대해 "이 뉴스 자체가 허위 정보냐 하는 것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아직 확정된 사실이 없는 상태"라면서 "사과할 의향이 없다"고 어이없는 고집을 부렸다. 그런 언론인이었나? 권 이사장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은 무작정 보도하고 확인은 나중에 하는 그런 기자였나?


이 건은 이미 방심위로부터 벌점 10점에 해당하는 최고수위의 중징계를 받은 사안이다. 또 MBC뉴스데스크도 방송을 통해 "녹취록 원문을 거부당한 상황에서 김 씨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시청자에게 혼선을 드렸다"라고 사실상 사과했는데도 권 이사장은 사실에 대해 뭘 안다고 주제넘게 MBC 보도를 옹호하려 하는지 그 무식함과 무책임이 가소로울 지경이다.


권 이사장은 MBC 보도가 무엇이 잘못인지를 크게 착각하고 있다. 김만배 보도가 여전히 진실이라고 믿는다는 말은 취재보도를 한 뉴스타파에서나 주장할 말이다. 아무 확인도 안 하고 인터넷 언론을 그대로 카피해서 보도한 공영방송의 이사장이 할 말은 아닌 것이다.


확인과 검증의 문제다. MBC가 언론의 기본 자세를 등한시한 문제인데 권 이사장은 심지어 "완벽하게 확인하고 쓰는 뉴스는 거의 없다고 본다"며 막말 잔치를 해댔다. 게다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건을 확인 없이 보도했다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대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건이라 보도해야 했다"며 정치색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평생 언론인으로 살았다는 사람의 언론관이 이런 것인가? 자신이 속한 진영을 위해서는 아무 말이나 해대며 감싸는 그 무모함과 위선이 놀라울 따름이다.


권 이사장의 무책임함의 끝판은 어제 허은아 의원의 질의 때 확인됐다. 안형준 사장이 주식 무상 취득 혹은 차명보유 사건에 대해 뒤탈을 걱정해 제보자에게 입막음용으로 3백만 원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권 이사장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서둘러 안형준 씨를 사장에 선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권 이사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할 길은 없었고, 이사님들의 다수결로 그날 사장으로 선임이 됐습니다."라고 해명했다.


권 이사장의 삶은 이런 식인가? 평생 언론인이었다는 사람이 이렇게 확인이라는 과정을 무시하고 그때그때 자신의 처신에만 충실하는 그런 삶인가? 권 이사장은 오로지 자신의 입지를 위해 확인 과정을 무시하고 안 사장을 서둘러 선임했음이 분명하다. 결선에 올라온 3명의 후보 가운데 박성제 사장이 예상외로 시민평가단에게 발목이 잡혀 나가떨어지자 들러리로 올라온 나머지 2명 가운데에서 골라야 했고, 대놓고 전 경영진과 방문진를 비판한 후보는 차마 선임할 수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안 사장을 고른 것 아닌가 말이다. 이 문제 역시 차명주식의 문제를 인지했으면 선임을 며칠 미루더라도 확인하고 결정하는 게 상식일 것이다.


권 이사장은 왜 확인도 없이 사장 선임을 밀어붙였을까? 사장 선임 절차가 삐걱일 경우 그 책임을 본인이 져야 한다는 것, 오직 그 점을 우려했기 때문 아니겠는가?


결과적으로 권 이사장은 자신의 안위와 진영의 이익을 위해 MBC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을 뿐이다.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안 사장과 함께 동반 사퇴하는 것이 그나마 최소한의 양심을 찾는 길일 것이다.


2023.10.20.

MBC노동조합 (제3노조)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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