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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혁신' 공 넘겨받은 한덕수, "소통" 강조하며 발빠른 드리블


입력 2023.10.23 00:00 수정 2023.10.23 00:0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한덕수, 尹 출국 전후해 의료혁신 관계장관회의 소집

尹 발표 '지역 살리는 필수의료 혁신전략' 후속 논의

민심 충분히 고려하면서 "사전 소통 노력" 연신 강조

수가 인상과 국립의대 지원 확대 '대안 카드'도 만지작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역의료 혁신 이행을 위한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이 쏘아올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 추진이라는 공을 넘겨받아 드리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의사 증원의 '큰그림'만 밝힌 채 중동 지역 국빈 방문을 위해 떠난 상황에서 내치(內治) 전문가인 한 총리가 관계 부처 및 이해 당사자들과 논의하며 수가 인상 등 수반돼야할 '디테일'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관가에 따르면 한 총리는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 이행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발표한 '의료혁신'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조속히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사 증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던 윤 대통령의 '개혁안'을 한 총리가 본격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윤 대통령 주재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을 확정했다.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의 중추로 육성하고, 현행법상 교육부 소관으로 관리되고 있는 국립대병원을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바꾸며, 재정투자와 규제혁신을 통해 중증질환 치료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방안이 골자다.


이와 더불어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의료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필수의료 혁신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 등 범정부적인 대응과 협조 체계가 필요하다"며 "각 부처에서 충분히 상호 간 협의하면서 세부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의료자원의 수도권 쏠림과 지역 의료 약화의 악순환을 탈피하고, 지역과 필수의료 인력양성을 확대하면서, 각급 병원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필수의료 추진기반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정부, 총선 앞두고 의료계와의 대립각 경계…'사전 소통 노력' 재차 강조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의 정부를 향한 요구는 '소통'이다. 윤 대통령도 지난 19일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많다"며 "나도 많이 반성하고 소통을 더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덕수 총리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해 당사자 및 직능단체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 절묘한 '드리블' 끝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혁신 성과라는 '골'을 넣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의사 증원 원칙 발표가 있자 그간 현 정부에 우호적이었던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각 지자체는 우후죽순처럼 의대 신설과 증원을 요구하면서 어느 때보다 세련된 정책 추진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앞서 전국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1000명 이상 파격적으로 늘리겠다는 듯한 시사가 있었던 것과 달리 윤 대통령은 19일 회의에서는 구체적 증원 규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한 총리도 회의에서 '사전 소통 노력'을 거듭 강조했다. 여론을 의식해 현장 의료인과의 협의는 물론, 국민에게도 대책의 필요성과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필수의료 공백 및 지역 의료 인프라 격차 완화를 위한 의대 정원 대폭 확대와 함께, 수가 인상과 국립의대 지원 확대라는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의료인력 확충을 비롯해 여러 가지 대안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의해 마련되도록 하겠다"며 "현장 의료인과의 협의는 물론, 국민이 실질적인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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