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목선 NLL 월남 당시
'손 놓고 있지 않았다'며
북한군 특이동향 대응 언급
"두 사안 연계성 확인 안돼"
해양경찰청 순찰청이 7.5m 길이의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인원 4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귀순 의사 등을 최종 확인하기 위한 정부 합동심문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우리 군은 관련 작전이 "정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군 당국이 '북한군 특이동향'을 사전에 감지해 대응조치에 나선 것은 물론, 보유 역량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며 해경과의 공조까지 차질 없이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결정적 순간'으로 평가되는 북한 목선의 NLL 월남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밝힌 만큼, 미비점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24일 "(북한 목선이) NLL을 넘은 시점은 알 수 없다"면서도 "일단 작전은 정상적이었다. 특별히 놓치거나 그런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례와 유사한 상황이 "대단히 많이 발생한다"며 "그때마다 해경·해군이 출동하면 감당이 안 될 정도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대한 확인·추적하고 놓치지 않게 해서 문제가 있다면 작전을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들이 그동안 못했던 걸 반면교사 삼아 잘 준비해 왔다.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정상적으로 작전이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지난 2019년 삼척항 목선 귀순 사건 등을 계기로 △열영상감시장비(TOD) 운용 시간 확대 △레이더 운용병 교육 강화 △통합방위를 위한 해경과의 공조 체계 확립 등을 진행해 왔고, 이번 작전으로 '결실'을 봤다는 설명이다.
5시 30분께 최초 '인지' 후 추적
6시 30분께 TOD로 추가 식별
"추적 중 우리 어민이 신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새벽 4시 이전부터 NLL 이북에서 발생한 북한군 특이동향을 포착했다. 관련 대응을 위해 함정 및 해상초계기를 출동시켜 탐지 활동을 진행하며 해경과 상황을 공유했다.
하지만 북한군 특이동향이 목선 월남과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로 군 당국이 목선 추정 물체를 최초 발견한 지점은 'NLL 이남'이었다.
구체적으론 5시 30분경 육군 레이더에 '해상 미상 표적'이 탐지됐다. 다만 우리 내륙을 따라 내려오지 않고 외해에서 내해로, 아주 느린 속도로 일정하게 내려오는 물체가 레이더에 포착됐다는 설명이다.
미상 표적을 추적하는 가운데 군 당국은 6시 30분께 TOD로 추가 식별에 성공했다. 해경이 어민 신고를 받았다는 위치보다 조금 더 먼 거리였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원거리이기 때문에 '점'의 형태로 식별하면서 미상 표적을 TOD로 계속 추적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7시 3분경 "자체적으로 표적 번호를 부여하고 지속적으로 추적·감시했다"며 "이런 가운데 (관련) 상황이 보고되고 3군단에선 감시태세를 격상해 위기조치 기구를 운영하는 등의 과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앞서 해경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7시 10분경 속초 동방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목선을 발견했다며 "어민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한 속초해경 순찰청이 현장에서 북한주민 4명이 승선 중인 것을 확인했다.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 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 관계자는 "TOD로 감시하고 있는 일련의 작전 진행 중, 그 인근에서 조업하던 우리 어민께서 신고를 했다"며 "우리가 주민 신고를 해경을 통해 접수받자마자 위치를 확인해 보니 동일했다. 우리가 추적해 오던 것을 주민이 보시고 신고해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처 속초에 있던 해경이 (현장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해경이 먼저 갔다"며 "(이후) 우리 함정이 갔다. 현장에서 신원을 확보한 다음 고속정으로 소형 목선을 이동시켰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軍, 외해서 북한군 특이동향 대응
北 목선은 내해 부근서 월남한 듯
"목선, 작전해역 통과 안해
NLL서 포착 안 된 걸로 판단"
군 당국이 작전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지만, 새벽 4시 이전의 북한군 특이동향과 목선 월남 사건을 연계시켜 설명한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군 관계자는 "NLL 인근에서 북한군 활동이 있었고 그것에 대응하기 위한 작전을 실시하고 있었다"면서도 '그것(북한군 특이동향)'이 '이것(목선 월남)'과 연결된다는 점은 알 수 없다. 시간을 따져봤을 때 꼭 연계된다 아니다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두 사건을 엮어 군 당국이 목선 NLL 월남 시점에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점을 항변한 셈이다.
하지만 군 당국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과 관련해 패러글라이더를 활용한 침투 등 '비대칭 전투 대비'를 강조했던 만큼, 정상적 작전 수행을 강조하기보단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군 관계자는 "동해 NLL 길이가 400여㎞"라며 "해안 쪽에는 육군 감시 레이더가 있어 10마일(16.09㎞) 안쪽으로 들어오면 소형 선박도 포착 가능하다. 하지만 그 외곽에는 (탐지 자산이) 많지 않다. 함정이 나머지를 다 탐지해야 하는데, 함정에서도 소형 선박은 아주 인근에 들어오지 않으면 포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4시 이전 (북한군 특이동향) 상황은 연안으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외해 쪽"이라며 "해군 전력이 그쪽 중심으로 군사적 조치를 진행했다. 이번에 발견된 것(목선)은 굉장히 안쪽(내해)으로, (우리) 작전해역을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NLL에서 포착 안됐던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결국 군 자산 부족으로 목선 월남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한 만큼, 관련 역량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