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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②] 생존정책 스포츠마케팅에 진심인 양구


입력 2023.10.31 11:06 수정 2023.10.31 11:0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 양구군

저출산에 의한 인구 급감에 따라 지역소멸 위기에 봉착한 인구 10만 이하의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유지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발굴에 혈안이 되어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서 대성공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모금(고향사랑기부금)은 인구감소 위기에 놓인 지자체에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소중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은 각종 규제와 홍보 부족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의 현재 소멸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동력이 될 관광과 연계한 스포츠마케팅은 신뢰도 높은 정책으로 떠올랐다. 당장 정주인구를 늘릴 수 없으니 관계인구 확대 증가를 꾀하는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


가장 빠르게 효과를 체감할 수 있고, 체감하고 있는 것이 관광과 연계한 스포츠마케팅 정책이다. 해당 정책을 관통하는 것이 전지훈련팀 유치 사업이다. 전지훈련팀이 지자체를 방문했을 때, 해당 지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소비가 이뤄져 지역 경제 활성화에 분명 보탬이 된다. 지역 내 숙박업소에서 체류하며 주변 식당, 편의점, 상가 등을 이용, 관광 비수기에도 지역 경제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입지적 장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을 포함한 체육시설 인프라로 전지훈련지 ‘원픽’ 지역으로 꼽힌다. 강원특별자치도 내 지자체들의 전지훈련팀 유치 사업 추진 배경과 성과, 그로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더욱 치열해질 유치 경쟁 속에서의 생존 조건과 비전을 찾아 각 지자체를 돌며 취재했다.


[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➀] 소멸위기지역 늘어나는 강원특별자치도, 전지훈련팀 유치도 대안

☞[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②] 생존정책 스포츠마케팅에 진심인 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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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⑤] 더 치열해지는 유치 경쟁, 생존 전략은?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 데일리안

인구 2만 명 내외의 양구군. 면적(약 660㎢)은 서울 보다 넓지만, 서울시 한 개 동 보다 적은 인구수다. 전국 시군구 지자체 중 가장 인구가 적은 지역 중 하나다. 2018년 ‘국방개혁 2.0’ 시행에 따라 양구군에 주둔했던 군부대(2사단)가 해체되면서 6000명에 가까운 군인이 양구군을 떠났다. 부대가 철수하면서 중요한 소비 주체였던 군인과 면회객이 사라지면서 연간 900억원 이상(추산)의 충격적인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군사도시’를 벗고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하는 위기에서 양구군은 ‘스포츠마케팅’에 더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20년 이상 해온 스포츠마케팅 사업과 관련한 노하우가 풍부할 만큼 양구군의 스포츠마케팅 역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더 큰 위기를 느끼면서 스포츠마케팅에 한층 더 행정력을 쏟기로 했다.


양구군은 지난 2022년 9월, 강원특별자치도 내 최초로 스포츠 재단을 설립했다. 스포츠 마케팅을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양구군 스포츠재단’을 출범시켰다. 군비 5억원을 출연해 설립된 양구군 스포츠 재단의 이사장을 서흥원 양구군수가 겸직하면서 원활한 소통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양구군 체육회장 출신인 서흥원 군수는 “스포츠마케팅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핵심사업”이라고 말한다.


스포츠 재단은 스포츠 관련 기관의 통합 운영관리, 국내외 각종 대회 유치 및 스포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이 가운데서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전지훈련팀 유치 사업이다. 이를 위한 계획 수립부터 마케팅까지 추진한다.


2022년 10개 종목 77개 팀 방문, 경제효과 약 1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국제전지훈련팀 유치로(약350명/17일) 인해 경제효과가 다소(4억) 상승했다. 2023년 11개 종목 80개 팀 방문과 경제효과 약 7억원을 예상한다(대회유치 경제효과 제외). 이를 통해 양구군민의 10배가 넘는 26만여 명이 양구군을 방문하고 체류,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양구군
ⓒ 양구군
ⓒ 양구군

서울수도권 기준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양구는 수도권에서 가깝고, 앞으로 개통될 동서고속철도를 통해 소요시간은 더욱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전지훈련 최적지로서의 매력은 첨단 훈련시설과 숙박·식당 등이 밀집해 이동거리가 짧다는 점이다. 전국단위 대회에 참가한 팀은 양구군의 훈련시설과 환경을 경험한 뒤 전지훈련지로 결정하고 있다.


양구를 전지훈련지로 선택한 경기도 청룡유나이티드 유소년 축구팀 최재웅 감독은 “자주 찾는 전지훈련지다. 훈련장과 숙소, 식당 등이 다 몰려 있어 아이들끼리 이동하기도 편하다. 주변 편의시설도 많다. 시골이라고 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먹고 자는데 불편함이 없고, 어디 멀리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훈련시설도 괜찮다. 인조잔디·천연잔디 구장 모두 갖춰져 있고, 양구군에서 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또 실내 풋살장이 돔구장처럼 층고가 높다. 비가 올 때 실내에서 간단하게 훈련하는 것과 달리 이곳 풋살장에서는 정상적인 훈련도 가능해 비가 오는 날도 훈련성과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다”며 “관광지도 많다. 여름에는 훈련을 마치고 아이들과 수목원에 가서 썰매도 탄다. 짚라인도 타고 한반도섬에 가서 머리도 식힌다. 일단 수도권에서 가깝다보니 학부모들도 아이들의 훈련을 보기 위해 많이 오신다. 지역민들의 인심도 좋다. 꿀도 선물해주고 양구 사과도 준다. 이제는 지역분들과도 친해져 아이들도 낯설게 느끼지 않고 마음 편안히 운동한다”고 소개했다.


양구군은 전지훈련 팀을 대상으로 지역 관광지 연계형 전지훈련 프로그램을 신설해 박수근미술관, 백자박물관, 양구수목원 등 관내 주요 관광지 투어도 진행해 선수단의 호응을 얻고 있다.


양구에서 전지훈련을 가졌던 전국체전 고등부 역도 강원도대표팀 양진성 코치는 “(우리)인원수가 20여 명 되는데 이를 수용할 만한 훈련장이 있다. 전문 경기장이라 장비도 잘 갖춰져 있다. 훈련 시설이나 환경에 대해서는 사실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도내에서 최정상급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우리 종목 특성상 먹는 것이 중요하다. 전지훈련 올 때마다 늘 가는 식당이 있는데 그 분들이 너무 잘해주신다. 지난번에는 우리 팀이 전지훈련을 와서 명절 연휴도 반납하시고 식당 문을 열고 정성껏 준비해주셨다. 선수들도 모두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다. 지도자 경력 10년이 넘었는데 이렇게 잘 해주는 곳은 못 봤다. 스포츠재단의 지원도 너무 좋다. 다른데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내년에도 또 양구에 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양구군 상인들은 “전지훈련팀이 방문하면 휴무일에도 식사를 준비한다. 숙소하시는 사장님들은 직접 선수들 운동복도 세탁해주고 선수들 환영 현수막도 달아주고 응원도 한다. 5년 이상 여기(양구)를 찾아준 전지훈련팀은 인연이 깊어 선수들을 위해 고기를 직접 구워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 양구군
서흥원 양구군수. ⓒ 데일리안 DB

동·하계 스토브리그를 개최해 많은 팀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양구군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지훈련 전문 훈련시설(실내연습장·트레이닝센터 신축) 확충을 통해 맞춤형 전지훈련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하고, 전지훈련과 관광이 연계되는 효율적인 지역경제 성장 정책을 짜 더 많은 전지훈련팀을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종합스포츠타운 건립사업도 진행 중이다. 종합스포츠타운에는 국민체육센터 1동과 다목적 실내체육관 2동,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양구군은 종합스포츠타운 건립사업 추진을 위해 2020년 2월 강원도개발공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종합스포츠타운이 조성되면 스포츠 기반시설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각종 체육대회와 전지훈련으로 양구를 찾는 선수들은 물론 지역주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며 "종합스포츠타운뿐만 아니라 종합체육공원과 제2실내테니스장 등 스포츠시설 확충과 유지보수, 착실한 서비스 제공으로 스포츠 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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