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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친윤 무반응에 뿔난 인요한…"매 맞아야"


입력 2023.11.14 02:00 수정 2023.11.14 09:18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인요한 권고 10일 지났지만 與 무반응

장제원 대대적 세 과시…용퇴론 맞불?

인요한 "역행하는 사람 있다…좋지 않아"

'혁신위 조기 해산' 등 배수진 가능성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혁신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희생'을 키워드로 중진·친윤 의원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를 권고했지만 정치권에서 관심을 모을 만한 호응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용 의원이 '당이 원한다면 불출마를 하겠다'는 정도의 의사표시가 전부다. 차일피일 시간만 끌다가 자칫 혁신 동력을 꺼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은 13일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지만, 이번에도 인 위원장의 용퇴 권고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김병민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에서 역량 있는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22대 국회의 세대교체를 이뤄내자는 제안을 적극 환영한다"며 3호 혁신안에 대한 언급을 했지만, 용퇴론 관련 발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앞서 지난 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김기현 대표는 '용퇴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는데 요즘 언론이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까 잘 지켜보자"며 확산을 차단한 바 있다.


나아가 장제원 의원은 전날 4200여명의 회원이 모인 여원산악회에 참석했다는 글을 직접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여원산악회는 장 의원의 대표적인 외곽 조직으로 통한다. 대대적인 세 과시를 통해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 요구를 일축하고 자신의 지역구 출마에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여원산악회 행사에 참석한 회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 위원장이 강한 어조로 혁신안 수용을 거듭 촉구하고 나선 것도 당내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인 위원장은 13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혁신에) 역행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냥)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 저는 이런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에 그냥 조용히 출마하겠다는 그런 말들이 좀 나오고 있다"며 "그런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장 의원의 행사 참석에 대해서는 "무슨 행동인지 솔직한 얘기로 모르겠다"며 "잘 결정하리라 본다"고 했다. '용퇴' 대상자로 장 의원 등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특별히 부정하지도 않은 셈이다.


현역의원 중에서도 산발적이지만 혁신안 수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 혁신에는 희생과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결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혁신을 못해서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절망뿐"이라며 "야당에 기대지 말고 우리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혁신만이 국민의 마음을 얻는 유일한 길이다. 이제는 우리 당이 인요한 혁신위의 혁신안에 답할 차례"라고 호소했다.


한편 혁신위는 예산안 심사가 끝나는 다음 달 초 최종 혁신안을 정리해 당 지도부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최종안에는 중진·친윤·지도부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 권고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늦어도 공식 활동 종료 전까지 용퇴론에 대한 당 지도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나와야 혁신 동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 지도부가 소극적인 반응을 계속 보일 경우, "혁신 종료"를 선언하고 혁신위를 해산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혁신안 수용을 강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에 '조기 해산'이라는 배수진을 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 위원장은 그간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특단의 대책'을 언급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도 "혁신위의 역할이 끝나기 전에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가시화된 것을 보고 나갔으면 좋겠다"며 "모두가 아니고 일부라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다. 한꺼번에 모든 사람이 으샤으샤 하고 힘을 보태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대세가 기울면 조금 주춤했던 분들도 힘을 더해줄 것"이라고 압박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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