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엔 선 그었지만, 연대 여지 남겨
與 '슈퍼 빅텐트' 합류 가능성 커져
이상민도 "희망 봤다" 긍정적 메시지
'슈퍼 빅텐트'에 이준석 신당 동력 약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강연자로 나섰다. 타 정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 혁신위 강연자로 나선 것은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이른바 '슈퍼 빅텐트'에 양 대표가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양향자 대표는 일단 손사래를 쳤다. 23일 강연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양 대표는 '합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완전히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가치와 비전을 두고 창당한 상황에서 합당 얘기를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어떤 세력과도 토론할 수 있고 정치적 연대나 이런 모든 것들이 열려 있다"며 연대 가능성 자체는 열어놨다.
양 대표는 현재 정의당을 비롯해 이상민 의원, 금태섭 전 의원, 정태근 전 의원 등과 함께 금요연석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까지 탈당 후 합류해 '제3지대 빅텐트'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하지만 정치적 철학이나 지향하는 가치에 차이가 커 이들이 함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페미니즘과 관련해 이 전 대표와 큰 견해 차이가 있는 정의당이 "이준석과는 함께 할 수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개별적인 이합집산에 나설 공산이 크고, 국민의힘이 문호를 개방한다면 양 대표와 이 의원은 연대에 응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양 대표는 과거 국민의힘 반도체 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좌우를 뛰어넘는 행보를 보였고, 김기현 대표는 "변화를 일으키려면 여당과 함께해 주셔야 한다"고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고위급 관계자가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 양 대표에게 연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도 국민의힘 혁신위 강연에 나서며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나 같은 사람을 불러 얕은 경험이라도 듣고자 하는 점에서 희망을 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입당 여지를 남겼다. 이 의원은 12월 초까지 자신의 거취를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은 '이준석 신당'에 대한 동력을 꺼뜨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연락망을 구축하고 대구에서 팬미팅을 한다고 하는데 여전히 실체가 없다"며 "당장 이 전 대표 주위에서도 신당으로 가겠다고 공언하는 사람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것은 그만큼 파괴력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국민의힘과 합당을 앞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국민의힘 빅텐트에 정치적 공간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이상민 의원이 고심하는 것처럼 (슈퍼 빅텐트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전 대표도 빅텐트 대장을 맡겨 달라는 이야기만 하지 말고, 애정으로 슈퍼 빅텐트에 와서 자기 정치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