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반격, 별것 없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3.03 07:30  수정 2026.03.03 07:30

이란의 반격 역량

이란은 전략 전술에서 참패했다

아웅산 사건과 한국의 충격

이란의 선택지는?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지난 2일(현지시간) 사흘째를 지나며 세계 안보와 경제에 충격을 더했다. ⓒ AFP=연합뉴스
이란의 공포와 충격

미국과 이스라엘의 첫날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또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의 모하마드 파크푸르 총사령관 등 모두 48명의 군부 지도자가 사망했다. 혁명수비대는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총사령관 호세인 살라미가 사망한 데 이어 또 한 번 수장을 ‘적국’의 공격으로 잃었다. 이란은 최고지도자 사망에 따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 헌법수호위원회의 이슬람법 전문가 1명으로 임시위원회를 구성했다. 실권은 ‘하메네이의 오른팔’로 불린 금고지기 모흐베르 전 부통령과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이스라엘의 정보력과 정교한 타격 능력, 한 곳에 미사일과 스마트 폭탄 30개를 집중시키는 화력 등 압도적인 전력 앞에 이란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더욱이 대낮에 하메네이 관저에 연달아 미사일과 폭탄이 연달아 떨어져 폭발하는 장면을 눈으로 확인한 테헤란 시민의 공포와 이란 정권에 대한 불신감을 극에 달할 것이다. 이란 정권은 권력 승계와 군부 명령 체계 재건을 시도하나 극도의 공포와 혼란 속에서 최악의 극단적 결정만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의 반격 역량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하자 이란은 1시간 만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반격했다. 혁명수비대는 주변국에 산재한 미군 기지와 민간 시설, 이스라엘을 이틀 동안 모두 6차례 공격했다. 이란은 미군 사상자 수가 최소 200명이며, 항공모함 링컨호에 미사일 4발을 적중시켰다고 주장했으나 미군의 발표는 전혀 다르다. 미군은 이란의 발표는 대부분 가짜뉴스며, 미군 피해는 사망자 3명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란의 주장과는 달리 이란의 반격 능력은 극히 제한적이다.


미국 국가정보국(ODNI) 자료에 따르면 이란의 미사일 보유량은 3000기 정도였다. 그런데 지난해 6월, 12일 전쟁 당시 절반 가까이 소모했다. 따라서 이번 공습 이전의 재고는 많이 잡아도 2000기, 적으면 1500기 정도로 추산된다. 자국에 떨어진 미사일이 165기, 드론이 541기라는 아랍에미레이트의 발표를 신뢰한다면, 이란은 이미 걸프 6개국에만 미사일은 1000기, 드론은 3000기를 날려 보낸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스라엘에 직접 날린 미사일과 드론까지 계산하면 이란의 미사일, 드론 재고는 완전히 바닥났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드론 저장고를 공개한 것도 일종의 허장성세, 블러핑이다. 이란이 하메네이 추모 기간을 길게 잡은 것도 반격 능력이 바닥났음을 감추기 위한 가짜뉴스일 수 있다.

이란은 전략 전술에서 참패했다

이란은 지난해 신속 주입이 가능한 미사일 고체연료를 대부분 소진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고체연료를 수입해야 할 정도다. 정밀도가 떨어지는 구형 미사일에 액체 연료를 주입해 발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액체 연료는 주입하는 동안 감시 위성에 노출돼 미국과 이스라엘 공군의 공격 대상으로 전락한다. 이란은 반격을 위해 액체 연료를 주입하다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까지 대부분 파괴됐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 봉쇄 외에는 다른 저항 수단이 없다.


트럼프는 처음부터 이란의 핵, 미사일, 해군력 말살을 이야기했다. 개전 보름 전부터 미국은 이란 남부 해군기지의 잠수함에 대한 감시 활동을 강화한 상태였고, 이미 이란 함정 9척을 격침했다. 해협 봉쇄는 기뢰가 가장 강력한 수단이지만, 아직은 이란 해군이 기뢰 매설 작업에 나섰다는 보도는 없다. 미국은 이란이 기뢰를 뿌려 해협을 봉쇄할 때를 대비해 해저 탐사 드론을 생산해 이번 전쟁에 투입할 예정이다. 5000만원 짜리 드론이 몇 차례씩이든 왕복하며 바다 바닥을 헤집고 다니며 기뢰를 잡아내는 것이다. 이란은 전술적으로 불리하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1시간 만에 걸프 6개국 민간 시설에 미사일과 드론을 날린 것이 또 다른 후폭풍을 불렀다. 군 지휘부 공백 상태에서, 통신망까지 차단된 상황에서 6개국 민간 시설을 공격한 것은, 전방 기지에 6개국 민간 시설을 타격하도록 사전에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반격한 것이라는 이란의 변명이 거짓말이라는 뜻이다. 걸프 6국이 미국에 협상하도록 압력을 넣을 것이라는 이란의 기대는 어그러지고, 격분한 걸프 6국이 이란을 비난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특히 아랍의 맹주 격인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미사일을 날린 것은 사우디까지 적으로 돌린 큰 실착이다. 이란은 중동에서 완전히 고립됐다. 민간 시설을 공격하자 미국에 냉소적이던 유럽 국가들도 미국 지원으로 돌아섰다.

아웅산 사건과 한국의 충격

1983년 10월 9일 한국과 태국의 LA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축구 경기를 시청하던 한국은 아연 충격에 빠졌다. 전반전 중반 갑자기 화면이 서울 스튜디오로 바뀌고 이진희 문화공보부 장관이 심각한 표정으로 등장한 것이다. 장관의 발표는 믿을 수 없었다. 미얀마(당시는 버마)를 국빈 방문한 전두환 대통령 일행을 겨냥한 폭발사건이 발생했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첫 발표에서는 대통령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에야 확인된 사망자는 서석준 기획, 이범석 외무, 서상철 동자, 함병춘 비서실장, 김재익 경제, 하동선 정무, 이기욱 의전 수석 비서관 등 17명이었다. 이 사건은 김정일이 직접 지시한 북한 공작원의 소행으로 발표됐다.


이기백 합참의장은 온몸에 파편이 박혀 만신창이가 되고서도 살아나 국방부 장관이 되고, 박상범 수행 과장은 폭발의 직격탄을 맞고도 생명을 건졌고, 경호처장을 거쳐 최초의 민간인 출신 경호실장이 되었다. 이기백과 박상범은 그 일로 불사신의 별명을 얻었다. 전두환이 누구인가?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간첩단의 1.21 청와대 침입 당시 청와대 경비 담당 30대대장이었고, 월남전에도 참전했던 역전의 용사 아닌가? 그 전두환조차 그때는 크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60대 이상이 아니면 기억에도 없을 옛일을 꺼내는 것은, 지금 이란이 겪고 있을 충격과 공포가 얼마나 대단할지를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이란의 선택지는?

대통령은 무사했고, 수행기자 포함된 17명 사망한 사건으로도 한국은 한동안 혼란을 겪었다. 하물며 지도자 포함해 40여 명의 군과 정부 최고위 관계자가 몽땅 사라진 이란은 정신이 혼미할 것이다. 해협에 기뢰를 까는 선택 역시 이란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 걸프 국가 전체가 묶이지만, 이란의 유조선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금수 조처된 이란의 석유를 헐값에 사서 쓰던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이란은 40일간의 추모 기간을 내세워 시간을 벌면서 협상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견은 묻히고, 맹목적인 강경론이 득세하기 마련이다. 이란은 앞으로 더 많은 더 큰 오산을 할 것이다. 앞으로 전략적으로 더 큰 잘못을 범할 것이다.

글/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전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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