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와 고우석은 앞으로 한 달간 ML팀들과 협상
투타 최고액은 2012년 류현진과 2015년 박병호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선수인 이정후와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4일 키움 히어로즈 요청에 따라 이정후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줄 것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요청했다. 그로부터 4일 뒤인 28일에는 함께 미국행 도전을 선언한 고우석도 포스팅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두 선수는 앞으로 30일간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입단 협상을 벌일 수 있다. 이정후의 협상 기간은 다음 달 24일 오후 5시, 고우석은 28일 오후 5시까지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을 거친 한국 선수는 총 15명(16회)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응찰을 아예 포기한 경우도 상당했고, 협상 결렬로 인해 진출이 물거품된 사례도 있었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고작 6명으로 성공률은 37.5%에 불과하다.
첫 번째 포스팅 선수는 1998년 LG 이상훈이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가 임대 형식으로 이상훈을 데려가려 했으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제지하면서 모든 구단들이 입찰하는 포스팅 시스템에 올려줬고 액수가 60만 달러로 크게 줄어들며 원소속팀 LG가 거부하게 됐다.
2000년대 초반 특급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던 진필중은 두 차례나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 도전에 나섰으나 2002년에는 무응찰, 이듬해에는 턱없이 낮은 액수로 거부권이 발동됐다.
포스팅을 통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첫 번째 선수는 2009년 최향남이다. 당시 최향남의 포스팅 액수는 101달러였고 세인트루이스 마이너리그 팀에 입단했다.
사실상 포스팅의 첫 문을 열어젖힌 선수는 2012년 류현진이다. 당시 한국 야구는 WBC와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특급 중의 특급이었던 류현진이 예상보다 훨씬 큰 2573만 달러의 액수를 한화에 안기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이에 자극받아 2년 뒤인 2014년에는 강정호, 김광현, 양현종이 동시에 포스팅을 신청했고 세 선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강정호는 500만 달러의 이적료를 받아내며 피츠버그에 입단했으나 김광현은 협상 결렬, 양현종은 KIA의 구단의 거부로 다음 기회를 노려야 했다.
2015년에는 홈런왕 박병호가 타자 역사상 최고액인 1285만 달러를 이끌어 내며 미네소타에 입단한 반면, 손아섭과 황재균은 무응찰 수순을 밟으며 KBO리그에 잔류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포스팅은 2019년 김광현이 재도전 끝에 160만 달러의 포스팅 액수로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맺었고 함께 도전에 나섰던 김재환은 무응찰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2020년 김하성이 552만 달러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으며 꿈의 무대에 진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몇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해 도전했던 나성범(무응찰)을 끝으로 다시 4년간 닫혔던 메이저리그의 문을 이정후와 고우석이 다시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