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거취 문제에 "당에서 중지 모아
결단해야…내가 얘기할 단계 지났다"
개딸 겨냥해 "당내 민주주의 억압…
폭력적인 행태가 굉장히 끔찍할 정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당내 여러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는 30일 오전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은 수십 년 동안 나름의 면역체계를 갖고 왔다. 내부의 다양성이라든가 당내 민주주의가 면역체계"라며 "그게 무너지면 회복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인데 지금 민주당이 그런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이 대표가 (당내) 다른 목소리를 전혀 수용하지 않는다는 취지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그런 뭔가가 있기 때문에 '이상한 침묵'이 오래 지속되고 있지 않겠느냐"라며 "말이 나옴직도 한데, 나오지 않는 것이 이상한 침묵"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의 구성원들이 당연히 소수의견이나 대안을 얘기할 만한 사안에 대해서도 별로 그런 얘기가 나오지를 않는다"며 "그게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로 향후 최소 주 3회 이상 법원에 출석해 총선 전 당무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에 대해선 당연한 비판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장 (이 대표가) 일주일에 몇 번씩 법원에 가는데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하는 것은 당연히 할 만 하다"며 "(의원들이 입을 닫는 건 내년 총선의) 공천문제라든가 또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혼날까봐 여러 가지 걸려 있는 게 있어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개딸'(개혁의 딸)이라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행태와 그 방식이 굉장히 적대적이고 폭력적"이라며 "끔찍할 정도다.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나를 보면 '민주당 폭력적 문화 좀 없애달라'고 얘기를 제일 많이 한다. 그건 끔찍하고 민주당에 보탬이 안 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한 질의응답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당에서 중지를 모으고 결단할 것은 결단해야겠다"며 "그런 방법까지 내가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난 것 같다. 그동안 오래 기다렸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총선 전망에 대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 국민들이 무엇을 불만으로 생각하는 것을 고쳐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도덕성이 무뎌져서 웬만큼 잘못해도 뭉개고 지나가려고 한다"고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막말이 나오면 바로 반성하고 사과한다 이렇게 말해야 될 텐데 그걸 가지고 의원들이 왈가왈부했다, 말하자면 두둔한 사람도 있었다"며 "한목소리로 잘못했다고 해도 될까 말까 하는데 그걸 공개적으로 두둔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민주당의 도덕적 둔감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준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