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일 3박 5일 일정
반도체 동맹 구축·전략적 동반과 관계 심화 등
ASML, 외국 정상에겐 최초로 尹에 '클린룸' 공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빌렘-알렉산더 국왕의 초청으로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3박 5일간 반도체 강국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1961년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우리나라 정상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박춘섭 경제수석은 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과 의의, 기대 성과 등에 대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인 11일(현지시각)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직후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다.
12일에는 공식환영식, 전쟁기념비 헌화, 국왕 내외와의 친교 오찬, 국빈 만찬 등이 예정돼 있다. 이날 오후엔 벤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한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피터 베닝크 ASML 회장과 두 차례 면담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ASML 방문 일정엔 빌렘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이 함께한다.
김 차장은 "빌렘-알렉산더 국왕, 베닝크 회장과 함께 ASML 본사의 주요 시설을 시찰하고, ASML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기업인들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ASML은 외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윤 대통령에게 '클린룸'(미세먼지와 세균을 제거한 작업실)을 공개한다"고 했다.
13일에는 헤이그로 이동해 상·하원의장 합동 면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단독 회담과 공동기자회견, 총리 주최 업무 오찬, 리더잘과 이준 열사 기념관 방문, 비즈니스 포럼 참석, 답례 문화 행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장소로, 네덜란드어로는 '기사의 전당'(Hall of Knights)을 의미한다.
김 차장은 이번 네덜란드 방문의 목표로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구축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독립운동·호국보훈 정신 고취 등을 제시했다.
김 차장은 "총리와의 회담 및 업무 오찬에서도 네덜란드의 첨단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정부·기업·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고, 이를 위한 반도체 대화체 신설, 양해각서(MOU) 체결, 공동사업 발굴 협의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와 관련해선 "한국과 네덜란드는 자유의 수호와 규범기반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북핵,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문제와 관련하여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군사적 이용, 사이버 안보 같은 신흥 안보 분야의 양국 협력 방안을 심도있게 협의할 것"이라고 했따.
이어 "경제안보 위기에 함께 대응하고, 전략산업 분야 공급망 취약 요소를 보완하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참여 인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협의 중에 있다고 했다.
독립운동·호국보훈 정신 고취와 관련해선 "(리더잘과 이준 열사 기념관 방문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권 회복,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 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강력한 국방력과 글로벌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자유 민주주의와 세계평화 수호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내년 한·미·일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어떤 계기든 한·미·일 정상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게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합의 사항"이라며 "한국에서 일본과 미국의 정상을 초청해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고자 의사를 타진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