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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불법체류자, 제주 호텔에 보이스피싱용 변작기 설치했다 구속


입력 2023.12.12 12:12 수정 2023.12.12 12:12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중국 '위챗' 통해 일당 15만원 준다는 모집공고 보고 범행

경찰 진술에서 "변작기 설치한 건 맞지만 누가 시켰는지는 몰라"



호텔 객실에 설치됐던 변작 중계기ⓒ연합뉴스

해외에서 걸려 온 '070' 전화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기를 호텔에 설치한 20대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구속됐다.


12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이날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달 7일∼9일까지 제주시 내 2개 호텔 객실에 변작 중계기 각 1대씩을 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다.


변작 중계기는 해외에서 걸려 온 070등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번호로 바꾸는 장치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이용된다. 나중에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없는 번호라는 안내가 나와 발신자를 추적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특징도 있다.


SK텔레콤이 수상한 신호를 감지한 뒤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현장 수색에 나서 지난달 8일과 9일 해당 호텔 2곳 객실 의자 아래와 서랍장에 각각 설치된 변작 중계기를 발견해 수거했다. 이어 당시 객실에 투숙했던 A씨를 지난 4일 제주시내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중국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에서 일당 15만원을 준다는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통해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A씨가 실제 변작 중계기 설치와 관련해 돈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호텔 객실에 설치됐던 변작 중계기ⓒ연합뉴스


A씨는 경찰에서 "누군가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장소인 클린하우스에 던져 놓은 중계기를 받아 설치했을 뿐"이라며 범행을 지시한 자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 변작기를 통해 해외 발신 번호가 국내 번호로 둔갑했다거나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A씨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거쳐 추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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