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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이선균 마약 논란이 미친 한국 영화 위기의 나비효과 [2023 대중문화 결산-영화②]


입력 2023.12.19 13:32 수정 2023.12.19 13:3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한국 영화는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기까지 보릿고개를 걷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영화들이 대거 개봉이 밀리며 창고에 쌓여있던 영화들이 관객들과 만나고 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팬데믹으로 인한 OTT 강세, 티켓값 상승, 놓친 개봉 시기, 무너진 흥행 공식 등 한국 영화의 반복되는 실패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럼에도 감독들과 배우들은 예능 출연, 무대 인사, SNS 활동 등 관객이 한 명이라도 동원될 수 있도록 발에 땀이 나게 뛰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모두가 힘을 모아 한국 영화의 부활을 노리고 있건만,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뽑히는 유아인과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다.


지난 2월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영화계는 빨간불이 켜졌다.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을 비롯해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등 다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는 타인의 명의로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으로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6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유아인이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30대 남자 배우 중 스타성과 연기력을 모두 겸비해 가장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던 유아인이었기에 이 소식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유아인은 넷플릭스 영화 '승부' 공개를 논의하고 있었으며, 영화 '하이파이브',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까지 모두 촬영을 완료한 시점이었다. 촬영 예정이었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는 유아인이 하차하고 김성철이 대체 투입되며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모두 촬영을 완료한 작품들은 울상이 됐다. '종말의 바보'는 300억 원, '승부'는 100억 원, '하이파이브'는 200억 원이 투입된 대작들이었고, 유아인이 주연이었기에 편집으로 그의 모습을 들어내거나 비중을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으로써는 안갯속에서 기다리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선균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경찰은 인천항을 통해 유입된 마약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던 중 이선균이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종업원과의 연락을 포착했다. 이선균은 종업원의 자택과 유흥업소 등에서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선균은 이를 두고 협박해 3억 5000만 원을 갈취한 종업원을 고소했다. 마약 투약 혐의와 함께 유흥업소 종업원과의 관계까지 온 세상에 드러나며 이선균은 추락했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잠'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두 작품으로 초청받아 어느 때보다 배우로서 영광의 순간을 누리던 이선균이었다. 오스카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의 주연 배우였기에 외신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약 7개월 만에 정상에서 땅끝으로 추락해 버렸다. 이선균의 일탈은 동료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던 180억 원의 제작비를 쓴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90억 원이 투입된 '행복의 나라' 역시 개봉을 잠정 미뤘다.


배우의 사건 사고 논란이 고스란히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품행부터 음주, 마약, 폭행 등 주연 배우들 논란이 반복됐지만, 주연 배우 리스크는 재발 방지가 되지 않고 있다. 금전적인 문제뿐 아니라 수백 명의 스태프가 하나의 목표로 흘려온 땀을 책임감 없는 배우 한 명이 물거품으로 만들고 말았다. 개봉과 공개를 해도 주연 배우 리스크에 초점이 맞춰지거나, 불매 운동이 일어날 수 있어 흥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개인의 일탈이 한국 영화계에 어떤 연쇄적인 부작용을 가지고 오는지 우리 모두 목격하고 만큼 배우들의 경각심과 재발 방지, 리스크 대처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한번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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