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 맺고 인천공항 통해 귀국
수많은 환영 인파와 취재진 앞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꿈꾸던 꿈 이뤄"
‘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정후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후드티에 모자를 거꾸로 쓴 이정후는 수많은 취재진과 야구팬 등 자신을 보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든 환영 인파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그야말로 금의환향이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메이저리그(MLB) 전통의 명문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78억원)라는 예상을 넘어서는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FA 시장에서 코디 벨린저와 함께 외야수 최대어로 분류된 이정후는 벨린저보다 먼저 총액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12년 류현진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한화 이글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할 때 6년 3600만 달러, 키움 히어로즈 선배 김하성의 4년 2800만 달러 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전체로 따져도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 3000만 달러(1706억원)에 이은 두 번째로 큰 총액이다.
총액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해 빅리그에 진출한 일본의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 레드삭스)의 5년 9000만 달러도 넘어선다.
이정후의 파격적 영입을 주도한 인물인 자이디 사장은 입단식에서 이정후를 직접 소개한 뒤 “우리 팀에는 콘택트 능력을 갖춘 야수가 필요하다.(이정후가)시즌 개막전부터 매일 중견수로 뛰는 것이 우리 팀의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계약 및 입단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국내 취재진 앞에 선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라는 명문팀에서 뛰게 되어 영광”이라며 “1억 달러 오퍼를 받는 순간 다리가 풀렸다. 계약 조건을 들은 뒤 에이전트는 ‘이것은 지금까지 네가 야구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부담보다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구단들의 제의가 있었지만, 피트 푸틸라 단장님이 한국에도 와주셨고 나를 가장 원하는 느낌을 받았다. 역사가 깊은 팀에서 뛸 수 있는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빨리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서 영어로 자신을 소개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에 있을 때, 외국인선수가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해도 하려는 모습이 멋지게 보였다. 그래서 나도 미국에서 영어로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생각 만큼은 잘 되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어 현지 적응 과제에 대해서는 “음식은 전혀 문제되지 않을 것 같다. 야구와 관련된 준비만 잘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특급 스타다. 빅리그 스카우트들은 이정후에 대해 “빅리그에서도 통할 정교한 콘택트 능력. 준수한 주루 능력, 중견수로서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