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훈풍·중소형 증권사 주관 속 부각
LS머트리얼즈로 성과 확보...명예 회복
리테일 점유율 앞세워 개인투자자 공략 전망
키움증권이 올해 상반기 기업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상장 철회 등의 이슈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관 역량을 의심받았으나 하반기 막판 스퍼트로 명예를 회복했다. IPO 훈풍이 불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속속 시장에 복귀한 가운데 굵직한 딜을 선보이면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 들어 9건의 IPO 주관(스팩·리츠 제외) 실적을 달성하며 2146억원의 공모 금액을 끌어모았다. 건수로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인 지난 2019년과 동일하지만 공모금액 측면에서는 222억원 가량 많다.
이는 올 한 해 공모주 투자 열풍이 불자 IPO 시장이 회복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신규 상장된 기업은 역대 최다 규모인 85곳이다. 이 과정에서 대형 증권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까지 IPO 주관 경쟁에 돌입하며 열기를 실감케 했다.
다만 키움증권은 상반기에 곤욕 겪은 바 있다. 이전 상장을 추진하던 틸론의 주관을 맡았으나 공모 과정에서 과도한 공모가 산정 등의 문제에 휩싸인 끝에 지난 7월 결국 상장을 철회하면서다.
이에 키움증권은 기업 가치 책정·기업 실사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IPO 주관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키움증권은 평판을 회복하기 위해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를 시작으로 총 4곳의 증시 데뷔를 이끌었다.
특히 이달 LS머트리얼즈로 빅딜 경험을 추가하며 주관사 명예를 되찾았다. LS머트리얼즈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 희망범위(4400~5500원) 상단 대비 10% 높은 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는데 이는 지난 2019년 주관을 맡았던 지노믹트리에 이어 두 번째로 발행금액이 큰 딜이다.
‘국내 리테일 점유율 1위’ 증권사로 개인 투자자 비율이 높은 점이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게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데 이어 기업·기관과 꾸준히 관계를 형성 및 유지한 결과가 결실로 나타난 것이다.
IPO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키움증권은 IPO 시장에서 중소형 딜 위주로 주관을 맡았으나 올 연말 빅딜인 LS머트리얼즈의 주관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키움증권의 압도적인 리테일 점유율이 매력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LS머트리얼즈로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쌓은 것을 내세우며 향후 IPO 주관 경쟁에서 빅딜을 집중 공략하는 등 사뭇 달라진 전략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의 내년 첫 IPO 후보로는 코셈이 거론된다. 이달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증권신고서를 작성 중인 코셈은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공모절차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컨테이너 기업 에이스엔지니어링의 IPO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진행된 프리 IPO에서 에이스엔지니어링은 2500억원 상당의 기업가치가 책정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에이스엔지니어링이 IPO를 본격화할 경우 약 5000억원의 몸값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중소형 딜과 함께 빅딜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경쟁사에 밀리지 않도록 전략을 세우겠다”며 “LS머트리얼즈의 기세에 힘입어 상장 성공률이 높은 곳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이 보장된 기업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