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쌍특검, 반헌법적…총선 흠집내기"
'독소조항 제거·총선 후 실시' 조건부도 부정적
金,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공개석상 안 나와
윤석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를 예고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쌍특검법은 반(反)헌법적인 부분이 많다"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 탈탈 털어서 수사를 했지만, 아무것도 안 나오지 않았느냐"며 "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이득을 보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전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쌍특검법'과 관련해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대단히 성급한 말일 수 있다"면서도 "총선을 겨냥해 흠집내기를 위한 의도로 만든 법안이 아닌가란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쌍특검법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소조항 제거·총선 후 특검 실시'라는 조건부 수용안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부정적인 분위기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비공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조건부 수용도 불가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서 이송된 법안은 15일 이내에 공포를 하거나 거부권 행사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내년 1월 중순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국민적 찬성 여론이 높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감당해야 할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윤 대통령이 관련 배경 등을 설명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김건희 여사는 연말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김 여사는 지난 15일 윤 대통령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공개 석상에 나오지 않고 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24일 종로구 혜화동 성당 성탄 미사 일정과 25일 중구 정동제일교회 성탄 예배 일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윤 대통령의 성탄 예배에 동행하고 쪽방촌 봉사 등 소외계층 챙기기 행보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이다. 오는 28일 통과를 앞둔 쌍특검법과 최근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과 맞물려 외부 노출을 자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