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00일 전' 공관위 설치 당규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출범 예정…위원장 주목
검증위·총선기획단장 이미 '친명계 포진'
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이번주 총선 출마자의 생사 여탈권을 쥔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 '통합과 혁신'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공관위원장과 구성원 안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대표의 통합 의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재선 의원은 2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규상 선거 100일 전까진 공관위를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본회의(28일) 이후인 오는 29일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관위원장을 비롯한 구성원을 어떻게, 누구로 꾸리느냐가 이 대표 체제의 총선 대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 뿐만 아니라 김부겸·이낙연·정세균 등 전직 국무총리들까지 이 대표를 향한 통합 요구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의 '통합 의지'는 공관위 구성에 따라 증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당규 15조에 따르면 중앙당공천관리위원회 및 시·도당공천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 실시 100일 전까지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22대 총선이 내년 4월 10일 이뤄지고, 공관위 설치 규정이 100일 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주 공관위원장 임명부터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당 안팎의 통합·혁신 성토에도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간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공관위 구성 전부터 민주당 검증위원회발(發) 예비후보 적격심사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총선 시계가 가까워질수록 공천 갈등의 심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다만 이 대표가 공관위 역시 자신의 측근으로 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총선기획단, 검증위 등 공천권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직책을 친명 핵심 인물로 구성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총선 밑그림을 그리는 총선기획단장은 친명 핵심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이, 후보자의 범죄 이력 등 출마 자격을 검증하는 검증위윈장은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이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공관위 인선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의 그간 행보로 볼 때 공천관리위원장 역시 친명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외적으론 통합을 강조하겠지만 이미 공천 관련 주요 직책에 친명 인사를 모두 꽂은 것을 보면 이 대표 예정대로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원로급 중에서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출 인사가 공관위원장으로 임명될 수 있단 전망도 나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 대표가 공천의 실무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이미 핵심 측근으로 앉혔고, 공관위원장도 중립적 인사보다 당 원로급 중에서 본인의 편을 들어주며 호흡을 맞춘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총선에서 내 사람을 많이 공천해서 당선시키는 게 민주당의 공천 포인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전략공관위 전체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친명계 원내·외 인사들을 비명계 지역구로 공천하는 이른바 '자객 공천'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못난 사람들이 당내 같은 인사 지역에 자객 공천을 하겠느냐"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일 김 전 총리와 비공개 오찬회동을 가졌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나 대화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이 대표는 오는 28일엔 정세균 전 총리와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