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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나홀로' 탈당…국민의힘 "그동안 감사"


입력 2023.12.28 00:30 수정 2023.12.28 00:3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尹·한동훈 싸잡아 비난하며 탈당 결행

2016년 새누리당 때 이어 두 번째

천·아·인 불참…합류해도 인물·세력 부족

與 "뜻 이루길 바라" 냉담한 반응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같은 날 가칭 '개혁신당'의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으며 내년 1월 중순까지 창당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에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고 대대적 쇄신을 예고하며 신당의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보편적 민주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탈당은 지난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떠난 뒤 이번이 두 번째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며 이번에도 역시 탈당의 명분을 소속 정당의 대통령에게 돌렸다.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는 부정하고 시작한다"며, 탈당 뒤 국민의힘과 연대 가능성도 원천 차단했다.


이 전 대표는 "대선이 끝난 지 2년이 돼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돼야 하느냐"면서 "대통령, 당대표가 모두 군인인 시대를 이겨냈던 우리가 왜 다시 검찰·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86 운동권 청산'을 내세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현재의 위정자들과 다르게 나는 지금의 주장과 선택에 대해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며 젊음과 책임감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신당의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반응이다. '한동훈 비대위'에 국민적 시선이 집중되며 혁신의 주도권을 빼앗긴 데다가 이 전 대표가 내세운 비전에 특별한 차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신당 성공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인물'도 부족하다. 당장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적 동지'로 분류되는 천·아·인(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하지 않았고 합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물론 이 전 대표는 합류를 자신하지만, 고심하는 모습 자체가 신당의 어두운 미래를 암시하는 방증이란 해석이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의원은 "최소 유승민 전 의원을 포함해 현역의원 10명 이상이 따라나서도 힘든 게 신당"이라며 "예전 바른정당 때 내로라하는 중진들이 다 참여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여기에 비하면 천·아·인이 다 합류해도 의미 부여가 어려운데, 이들마저 주저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구두논평을 통해 "이 전 대표는 우리 당에서 오랫동안 당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뜻하는 바 이루길 바린다"는 짧은 입장만 내놨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전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들을 진영과 상관없이 만나고 경청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특정한 분들을 전제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진 않다"고 이 전 대표와의 만남 혹은 연대에 선을 그은 바 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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