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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용산 딜레마' 깨야"…정치전문가들이 말하는 필승론 3가지 [갑진년 희망의 정치 ③]


입력 2023.12.28 05:00 수정 2023.12.28 06:43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신율 "尹, 여론 만들기보다 '국민적 공감대' 쫓아야"

이준한 "韓 '김건희 특검법' 처리, 가장 단기적 과제"

최진 "李, 현 상황으론 못 이긴다…'마이웨이' 멈춰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이었던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5월 10일 취임식을 한 윤석열 대통령. 대선 득표율은 48.56%였다. 1년 7개월이 지난 현재, 지지율은 30% 중반대다. 1년 반만에 10%p 이상 떨어졌다. '한동훈'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여당은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큰 형님격' 대통령 지지율이 휘청이는 가운데 22대 총선, 집권여당의 승리라는 어려운 과제를 쥐고 있다.


전례 없는 압도적 진보 대권주자였던 야당의 핵심은 이어지는 '결별'을 맞이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와 당내 통합 문제가 이어지면서 민주당 총선 체제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2년 만의 전국단위 선거인 이번 총선, 출범 3년 차를 맞는 윤석열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인 동시에 야당에도 냉철한 심판이 내려질 전망이다. 정치전문가 세 명에게 대통령실·여·야 한계와 개선 방향을 물었다.


"대통령실, 국민 공감대 살피고 '김건희 리스크' 특단 필요"


문제는 중도층, 특히 20~40세대의 이탈이다. 지난 대선에서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당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30대 전체에서 48.1%의 표심을 얻었다. 30대 남성만 보면 52.8%였다. 그런데 1년 7개월여 만에 상황은 반대가 됐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2월 21~22일 기준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겨우 하락을 멈췄지만 30대~50대 부정평가율이 60%를 넘었다. 40대 부정평가율은 72%로 가장 높았고, 50대 67.1%였다. 30대는 61.2%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권 초기부터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준석 전 대표 사건 △인사 문제 등으로 민생에 집중해야 할 힘을 소모해 지지율을 잃었다는 평가다. 현 시점에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결단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실이 여론을 만들기보다, 쫓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장동 50억-김건희 여사 주가조작'으로 불리는 '쌍특검 난관' 여론이 상당한 상황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포용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해당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70%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가리켜 "민주당이 이야기하는 '특검'을 받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움직임은 필요하다"며 "다수가 특검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여론에 대한 깊은 고심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여사의 행보에 관해서도 "대외 활동을 줄이고, 시야에서 사라지면 괜찮은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며 "여론을 이끌려 하지 말고 (국민적 공감대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면 총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기회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정당의 대통령이 아닌 '국민을 위한 대통령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영부인 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조언했다.


이 교수는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국민의 여론이 높다고 한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성역 없이 수사를 해왔던 검찰이라면, 검찰이 할 수 있게끔 풀어주는 게 대통령"이라고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대통령 지지율 반등을 위해 △양당 설득 노력 △정치 스타일의 변화 △민생 회복 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김건희 여사 특검 문제에 대해 "'누가 더 이득을 얻느냐'가 아니라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야당의 발목잡기가 지나치게 심했고, 지금도 그렇다 하더라도 우선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여러 가지 불만족스럽고 화가 나더라도 인사 문제나 국정 운영 스타일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대통령의 모든 책임과 의무감을 느끼고 대화와 협상을 끌어내려는 노력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尹 2인자 되면 분위기 반전 불가…딜레마 깨야"


'선민후사'를 약속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용산 리스크'도 향후 여당 국정 운영의 변수다. 한 비대위원장은 여론의 중심에 서 있다. 이와 함께 '윤석열 2인자'라는 우려도 받고 있다.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취임식에서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거고 대통령은 대통령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호기롭게 답했다. 하지만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벼르는 상황에서 행보에 대한 시각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한동훈 비대위의 성공 조건으로 '대통령이 최대한 많은 권한을 주는 것'을 꼽았다.


이 교수는 "한 비대위원장은 '딜레마'를 깨야 한다"며 "용산에서 독립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용산으로부터 독립을 못하는 존재라는 딜레마 속에서 선택을 지혜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 관해서도 "제일 단기적인 과제"라며 "어떻게 보면 자기 정치적 진로, 생명, 운명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걸 자각해야 한다. 지금 같은 혁신적 분위기 속에서 특검도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김건희 여사의 특검 문제로 상당히 곤란하겠지만, 역으로 이것이 한동훈의 정치력을 검증할 수 있는 제1차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한동훈 비대위의 첫 번째 과제가 '특검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이야기가 있듯, 향후 행보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한 위원장이 '국민의 상식이 나침반'이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특검 거부에 대한 문제부터 잘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李, 한동훈보다 '한발 먼저"…신선함·사법 리스크·당내 분열 과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당내 분열 원인을 찾아 간극을 좁혀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비명계(비이재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자임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이를 두고 현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한계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민주당은 이미 결별로 가고 있는 수순"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가) 탈당을 안 한다고 하더라도 단기적 봉합일 뿐, 분열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다. 혼란의 양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 원장은 "비명계의 공천 탈락은 이미 기정사실로 된 사안이다. 그렇게 되면 현역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반발 세력은 이낙연 신당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민주당의 총선 성공 여부는 이재명의 '쇄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합리적으로 공천하고 국민을 위해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 이낙연 신당은 맥을 못 출 것이고, '마이웨이'가 계속되면 분란이 생길 것"이라며 "민주당은 현 상황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대표가 공천 이후 자리에서 내려가 한동훈과 대적할 본인의 '아바타'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 대표와 한 비대위원장의 총선 구도에 대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잘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상대적으로 이 대표는 노출이 오래돼 신선함이 부족하지만. 한 장관은 안 그렇지 않나, 문제는 김건희 특검법 등 여론과 동떨어진 결정을 했을 때"라고 분석했다. 또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어떻게 될 건지도 중요하다"며 "1심 결과에 따라 선거판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민주당 총선 승리 요건을 묻는 말에 "(이 대표가) 한 비대위원장 보다 모든 측면에서 잘해야 한다. 실패했다고 하지만 인요한 혁신위를 김은경 혁신위에 비교하면 어느 쪽이 긍정적으로 보이겠느냐"라며 "비슷한 맥락으로 지금의 이 대표는 한 비대위원장 보다 잘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없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갈라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지지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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