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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달라진다-외식] 외식업계, 살림살이 더 퍽퍽해진다…최저임금 인상에 ‘긴장’


입력 2024.01.02 07:12 수정 2024.01.02 07:12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고물가·고금리에 공공요금까지 생존책 고심

"업황 악화 상태 지속" 전망에 부담 더 커져

“일회성 지원보다는 지속 가능한 정책 필요”

서울 강남의 식당 메뉴판에 소주와 맥주가격이 나와 있다.ⓒ뉴시스

외식업계 살림살이가 올해 더 퍽퍽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건비 부담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처럼 힘든 한 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고물가·고금리에 공공요금까지 잇따라 치솟으면서 생존책을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밥상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가계를 전방위로 옥죄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먹거리물가는 5∼6% 오른 데 비해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먹거리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현상이 5개 분기 연속 이어졌다.


그만큼 먹거리 물가가 다른 소비자 품목에 비해 일상생활에 더 부담을 주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며 가계 여윳돈이 줄어 먹거리 부담이 대폭 개선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외식업계는 벌써부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재정상황이 악화될 경우 우선적으로 외식비 지출을 줄이겠다는 가구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민간부문의 소비 위축은 생산과 투자 부진으로 이어지고, 외식업 종사들에게도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이런 가운데 외식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은 물론 전기·가스·기름 등의 연료비 및 가게 임차료가 가격 인상을 견인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제 정세 불안과 이상 기후, 구인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 밥값을 올릴 요인이 잔뜩 쌓여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시내 한 식당에 가격이 변동된 메뉴판이 놓여있다.ⓒ뉴시스스

특히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이 화두로 떠올랐다. 장기화 된 외식업 불황 속에서 인건비 상승 소식에 암울해 하고 있다. 경기 불황·소비자 식생활 트렌드 변화 등으로 외식 업황 악화 상태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이 배가 됐다.


이미 프랜차이즈 업계서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는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고 있기도 하다. 생존을 위해 인건비 인상분 일부를 가격에 반영해야 하고,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은 당장 현금 회전이 되질 않아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높은 인건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영세 사업주들은 최저임금을 주지 못해 범법자가 되거나 폐업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외식업계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외국인력 고용을 허용했지만 우려점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일자리 파생 문제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이주 노동자를 늘리기만 하면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업계 내 고용의 어려움은 몇 년 전부터 계속된 문제였기 때문에 E-9 인력 고용 허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인력난 해소에는 도움이 되겠으나, 외국인 고용이라고 해서 인건비 감소로 이어지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5명 이하 소규모의 매장의 경우 인력 관리 측면에서 외국인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어, 영세한 외식업 경우에는 실효성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자영업자 빚은 지난해 보다 올해 더 큰 폭으로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053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저소득·저신용 차주 비중이 늘어나고, 연체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05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자영업자가 받은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은 각각 696조7000억원, 35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높은 금리 속 내수 회복세가 더뎌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체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추정한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23년 3분기 1.24%로, 2022년말(0.69%) 대비 0.5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도 자영업자들의 연쇄 폐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이미 한계 상황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이 엔데믹 전환 이후 ‘보복소비’를 기대하며 버텨왔지만, 고물가·고금리라는 쓰나미를 맞으면서 줄줄이 폐업을 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웃나라 전쟁의 장기화로 치솟은 식량난이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원가 부담을 키웠고, 원재료 값의 급등과 빠르게 변하는 소비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 영향이 컸다. 인플레이션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가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은 올해 지난해 보다 현실적인 정부의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며 “일회성 현금 지원과 같은 것도 도움이 되긴 하지만 소상공인 지원 법제화와 소상공인 대상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 등과 같은 지속가능한 정책이 논의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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