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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신당, 우여곡절 끝 천·아·인 합류했지만 파급력 의문


입력 2024.01.04 02:00 수정 2024.01.04 10:5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허은아, 의원직 던지고 신당행 선택

온라인 당원 모집하며 창당에 박차

이재명 피습 등 현안에 관심 못 받아

이낙연과 연대? 바른미래당 실패 전례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탈당 및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 이준석 전 대표와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직을 던지고 가칭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허 의원의 탈당을 끝으로 이준석계 천·아·인(천하람 전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의 거취가 결정되며, 신당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허 의원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싫어하는 민주당이 압승하는 세상, 그래서 우리의 자유가 제약되고 공정의 가치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막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했다.


이어 "신당이 만고의 정답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명백히 어려운 길임을 모르지 않는다"면서도 "그 길이 꽃길이어서가 아니라, 가야 할 길이어서 가보려고 한다. 비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길이기에 가보려고 한다"고 신당 합류 의사를 분명히 했다.


허 의원은 앞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천하람 전 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개혁신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는다. 개혁신당은 이날부터 온라인을 통한 당원 모집에 들어갔으며 오후 6시 기준 1만3000여명이 가입한 상태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중앙당 설립 요건을 지금 속도대로라면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신당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기성 정당에 비해 조직과 자금, 인물이 부족한 신당은 이슈 몰이가 중요한 동력원인데, 현재 여건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 체제를 띄우며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무엇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사건으로 신당은 야권에서도 관심을 받기 어려운 국면이다.


지지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전국 유권자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준석 신당 지지율은 7%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국민의힘은 28%, 민주당은 25%였고, 이낙연 신당 4%, 지지 정당 없음이 27%였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특히 신당 지지율에 다소 '거품'이 끼어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과거 여론조사 질문지를 '안철수 신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바꾼 뒤 지지율이 떨어졌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준석 신당' 역시 '개혁신당'으로 바꿔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지금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준석 신당 지지율을 크게 3등분으로 보면 첫 번째가 보수 성향이고 두 번째 진보 성향, 세 번째가 중도·무당층인데 세 부분 다 거품이 끼어 있다"며 "진보 성향은 보수 분열을 갈망하는 역선택이고 ,중도·무당층은 정치 무관심층이 많기 때문에 반절로 봐야 한다. 보수 성향은 막상 투표가 임박하면 사표 심리 등이 발동하면서 대부분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본다"고 관측했다.


또한 "이낙연 신당이나 이준석 신당도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표 피습의 피해자"라며 "오늘 허은아 의원이 탈당 선언을 했다. 의원직을 던지면서 금태섭 신당의 류호정 의원과는 차별화돼 있었고 보기 좋았는데 지금 부각이 안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낙연 신당과의 연대 등을 포함한 제3지대 형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체성이 다른 상태에서의 정치공학적 연대는 표심을 모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일례로 '안철수와 유승민이 힘을 합치면 영호남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바른미래당이 출범했지만 결국 실패한 바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 신당의 홈베이스가 영남인데 과연 진보 정치인 이낙연과 손잡을까 하는 것이 의심스럽지만, 언론에서 보면 (이준석 위원장 등이) DJP 연합을 얘기하고 있다"며 "JP는 이준석이 될 수 있지만 DJ는 이낙연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한다면 두 사람 다 홈베이스에서 배신자 소리를 듣게 되니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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