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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선 만난 한동훈 "시스템 공천"…중진들 "디테일은?"


입력 2024.01.18 00:40 수정 2024.01.18 00:4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중진과 오찬한 韓 "룰에 맞는 공천

하겠다…거기에 '예외'는 없을 것"

'동일지역 3선' 감점과 '당 기여도'

등 당내선 '불명확한 방안' 지적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 호텔의 한 식당에서 4·5선 중진 의원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4~5선 중진 의원들과 만나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진들은 보수정당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시스템 공천'의 취지에는 긍정적이지만, 세부 사항이 없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형화되고 정량화된 방식을 확고히 하기 위한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정성적으로만 평가할 부분이 여럿 보인다는 우려다.


한동훈 위원장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 소속 4~5선 중진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한 후 "이기는 공천, 룰에 맞는 공천을 할 것이다. 거기에 예외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영선·서병수·정우택·정진석·조경태·주호영 의원(이상 5선)과 권성동·권영세·김기현·김학용·박진·윤상현·이명수·홍문표 의원(이상 4선) 등 14명이 자리했다. 최근 입당한 이상민 의원은 함께 하지 않았다.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한 위원장은 중진들 사이에서 불거진 물갈이 우려에 대한 반발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어떤 취지에서 과거에 안 해오던 시스템 공천을 보수당에서 처음 실시하게 된 것인지 설명해 드렸고, 그 취지에 대해 굉장히 잘한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었다"고 오찬 내 분위기를 전했다.


또 한 위원장은 물갈이 가능성에 대해 "물갈이란 표현은 좋은 표현은 아닌 것 같다. 누가 나가는지를 정하는 것이 공천이다. 누구를 내보내느냐를 정하는 게 공천이 아니다"며 "이길 수 있는 분, 국민들께 설득드릴 수 있는 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 회동은 상견례의 개념이었던 만큼 실제로 공천 룰에 대한 불만이 오고가진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 참석했던 한 중진의원은 "공천과 관련해 무슨 얘기를 하기 전에 한동훈 위원장이 먼저 '사람을 놓고 룰을 만들면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 룰부터 만들고 들어가야 했다'고 양해를 구하는 바람에 그 이후부턴 공천에 대한 큰 불만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천 룰과 관련한 중진들의 불만은 분명이 존재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1차 회의에서 현역 의원 중 하위 10%에 해당하는 7명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하위 10~30%인 18명은 경선 득표율에서 20%를 감점하는 평가 방안을 내놨다.


추가로 동일 지역 3선 이상 의원은 15% 감점을 적용한다.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경우 지난해 11월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도 심사에 20% 반영된다. 3선 이상 의원 중 평가 하위 10~30%에 해당하면 최대 35%가 감점되는 셈이다. 현재 감점이 적용되는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은 영남권 10명을 포함해 22명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 호텔의 한 식당에서 4·5선 중진 의원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지역에 누적된 데이터 같이 수치로 딱딱 나와 평가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는데 (발표된 안은) 그렇지 못한 게 대부분이 아니냐"며 "결국 어떤 공천을 하던 간에 승복을 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탈락자가 무소속이나 신당으로 가지 못하고 함께 돕도록 만드는 모습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 겉으로만 나온 룰에 승복할 수 있는 현역들이 많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공관위가 첫 회의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발표한 것을 두고도 반발이 나왔다. 통상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공천 룰을 결정하는데 첫 회의에서 공천 룰을 발표하는 형식이 이미 정해진 느낌이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시스템 공천이란 말이 참 좋은데 진짜 공정하게 하려면 그 동안에 많은 루트로 방식을 연구하고 공청회를 열어 여러 이야기를 듣는 등 세부 사항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라며 "지금 내놓은 건 같은 지역 3선한 다선에 감점하고 당 기여도 같은 정성적 평가 부분이 담겨 있는데 어떻게 모두가 수긍하는 방식으로 공천 점수를 공정하게 매기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진들을 겨냥한 공천 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중진의원은 "중진의원이라고 인정을 해주는게 아니라 패널티를 주려고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세대교체도 중요하지만 일관성이라는 것도 있지 않느냐. 지역의 골목골목을 잘 알고 거기에 맞는 일들을 해오다가 그게 끊기면 피해는 오히려 국민이 입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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