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김건희 역린'에 사퇴론까지 분출…한동훈 "할 일 하겠다"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1.22 00:00 수정 2024.01.22 00:0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親尹 이용, 김건희 명품백 논란에 '사과불과론' 주장

대통령실도 친윤과 손잡고 韓에 위원장직 사퇴 요구

한동훈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 사퇴 거부

당내선 "국민적 시각 보인 것…韓 나가면 진짜 망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원들의 연호에 호응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리스크가 당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 갈등은 윤석열 대통령의 역린(逆鱗)인 김 여사를 건드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사퇴 요구로까지 번지면서 총선 정국에도 빨간불이 켜진 모양새다.


특히 한 위원장이 즉각 "할 일 하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위원장직을 지속할 것이란 의지를 피력하면서 당내 및 당정 간 갈등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내에선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한동훈 흔들기'가 불러올 후폭풍이 클 것이란 걱정을 내놓으면서 하루 빨리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21일 대통령실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는 공지 메시지를 냈다. 여권 내부에서 자신을 흔들려는 시도에 분명한 선을 그으면서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입장이 나온 이유는 이날 수면 위로 표출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한 위원장을 향한 사퇴 요구로 번졌기 때문이다. 앞서 이날 종합편성채널 채널A는 여권 주류 인사들이 최근의 공천 논란 등과 관련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으며 여기에는 대통령실 의중도 반영돼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가 나온 배경에는 한 위원장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한 대응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가 깔려있다. 지난 20일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초선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보수 유튜버의 영상을 공유하며 '사과불과론'을 주장했다. 그는 단체 채팅방에 '사과를 하는 순간 민주당은 들개들처럼 물어뜯을 것'이라고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이 같은 주장을 내놓은 이유는 한 위원장이 앞서 몇 차례 김 여사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응을 예고한 바 있어서다. 한 위원장은 지난 18일 국민의힘의 첫 번째 총선 공약 발표를 위해 찾은 서울 강남의 한 스타트업 기업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논란에 대해 "국민들께서 걱정 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AI활용 추진 현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김 여사 명품백 논란으로 인한 대통령실과의 갈등 여부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다. 갈등이라 할 만한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이 함정 몰카(몰래카메라)인 건 맞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들은 당내에서 분출하고 있는 '김 여사의 직접 사과'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앞서 당내 3선인 하태경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디올백 같은 경우 함정이긴 했지만 부적절했다는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공인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라고 주장했다.


김경율 비대위원도 지난 17일 JTBC유튜브에서 "이것(디올백)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한 진상을 이야기하고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두 분 다 같이든 입장을 표명하는 게 국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고, 국민의힘에 인재로 영입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같은 날 CBS라디오에서 "차라리 김 여사가 (디올백 수수) 경위를 설명하고, 만약 선물이 보존돼 있다면 준 사람에게 돌려주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쉽게 해결될 방법이라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안철수 의원은 이날 김 여사 명품백 논란에 대해 "이 사건은 정치공작의 함정으로 비롯된 것이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진솔한 입장 표명으로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어나가야 한다. 진정어린 입장 표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의원은 또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주장하기도 했다.


문제는 김 여사 논란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그리고 친윤계 의원들에겐 '역린(逆鱗)'이라 다름없이 여겨지고 있단 점이다. 특히 명품백 논란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한 윤 대통령의 뜻에 한 위원장이 반한 것처럼 비쳐지면서 대통령실이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채널A는 이날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을 만나 김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대한 대응에 섭섭함과 함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당내에선 일단 이 같은 상황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그 메시지(이용 의원의 메시지)가 나온 이후 특별히 그 의견에 동조하거나 반발하거나 하는 의견은 없었다. 단순히 하나의 의견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지니 오히려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아직 이 일(김 여사 논란)을 정리하는 방향을 두고 당내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단순히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 한다'고 말한 한동훈 위원장보고 물러나라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김 여사 논란을 바라보는 국민적인 시각이 다르다는 얘기를 했을 뿐이고 지금 한 위원장이 나가면 우리는 진짜 망한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비대위로 전환한지도 얼마 안 됐는데 다른 의견을 냈다고 비대위원장을 내보내겠다는 건 총선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당내 분위기가 뒤숭숭한데 지금 이걸 어떻게 수습하고 넘어가느냐가 한동훈 위원장에게 있어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걸 빨리 털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국 기상대'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