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충북 '구심점' 제거 시도
與 "민주당의 허위 왜곡, 도를 넘었다
정우택 향한 마타도어, 경선에 영향
악행 계속하는건 선거민주주의 파괴"
국민의힘 충북도당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우택 국회부의장에 대한 허위 왜곡 보도를 악용한 경선 개입 만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22일 논평에서 "선거철 민주당과 일부 정치공작 세력의 허위 왜곡과 정치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민주당이 정우택 부의장을 향한 정치적 인격살인과 국민의힘 경선에 영향을 미치는 악행을 계속하는 것은 상당구민을 기만하고 선거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죄악을 짓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충북의 특정 성향 언론은 지난 14일 정우택 부의장이 충북 청주의 한 카페에서 봉투를 건네받는 듯한 CCTV 영상을 폭로했다. 이 영상은 지금으로부터 1년 4개월 전인 2022년 10월에 만들어진 영상인데,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면접 하루 전에 맞춰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정우택 부의장 측은 언론 보도 직후 "(당시) 봉투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고 곧바로 돌려줬다"며 "(이후) 공식 후원금으로 받아 회계 처리를 했다"고 해명했다.
또, CCTV 영상에서 봉투를 건네는 듯 했던 카페주인 오모 씨도 지역 언론과의 녹취에서 "(정우택 부의장에게) 돈이 든 봉투를 전달하려고 한 것은 맞다"면서도 "(정 부의장이 봉투를) 바로 돌려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 부의장) 후원회에 입금한 것이 사실"이라며 "보좌관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나 나머지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 측의 해명과 카페 주인의 말이 서로 앞뒤가 맞는다는 점이 분명해진 것이다.
국민의힘 충북도당도 "처음부터 의혹의 당사자는 정확한 답변이나 증언을 한 적이 없는 상태에서 언론사가 단정적으로 악의적 허위 왜곡 보도를 했다"며 "이후에는 당사자조차 정우택 부의장이 거절하고 즉시 반납해 적법후원영수처리를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돌연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돈봉투 받는 장면을 영상으로 봤다. 당연히 국회에서 제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비난했다.
의혹이 사실관계나 여론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도 민주당이 공세를 이어가는 것은 총선 국면을 앞두고 충북의 보수정치권에서 정우택 부의장이 차지하고 있는 '구심점'으로서의 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우택 부의장이 충북의 '정치 1번지' 청주상당에서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던 2012년, 2016년 총선 때에는 보수정당이 충북에서 과반을 차지했다. 2012년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정 부의장의 청주상당을 수성한 것을 비롯해 충북 8석 중 5석으로 과반을 점했으며, 2016년 총선에서도 정 부의장이 격전 끝에 청주상당을 2.12%p 차로 사수해내며 충북 8석 중 과반인 5석을 지켜냈다.
반면 정 부의장이 돌연 청주흥덕으로 옮겨지며 충북의 보수정치권 전체가 구심점을 잃고 휘청인 2020년 총선에서는 청주 4석을 전부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 여파로 인접한 증평진천음성까지 무너지며 민주당이 충북 8석 중 5석을 휩쓸고 미래통합당은 3석을 얻는데 그쳤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의혹이 어느 진영 내부에서 처음 터졌든 간에 야당이 올라타면서 여야 간의 대결로 번진 게 사실"이라며 "결국 지금의 국면은 총선을 앞두고 충북 보수정치권의 구심점인 정우택 부의장을 무너뜨리느냐 지켜내느냐의 상황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이 민주당을 적시해 허위 왜곡 보도를 악용한 마타도어, 인격살인 정치공세와 함께 국민의힘 경선개입을 중단할 것을 엄중 경고한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정우택 부의장 측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한 상태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정우택 부의장은 단정적 허위 왜곡 보도를 한 언론사와 정치공작 세력을 법적 조치한 바 있다"며 "이미 검경에서 수사하고 있는 내용인만큼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그에 따른 처분을 받으면 그만이다.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명명백백하게 이를 밝혀 건전한 선거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사안과 관련 "억울한 사람이 나오면 안 된다"며 "중요한 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팩트를 정확히 체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면접 즈음해서 이런 문제제기가 많아진다"며 "(정치부 기자) 여러분은 프로니까 이런 상황 이해하지 않느냐"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