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6일만에 강동구 다시 찾아 '전주혜·이재영'
손 번쩍…"기죽지 말라. 왜냐면 우리가 이긴다"
전주혜 "잃어버린 '강동 8년' 제가 되찾아올 것"
이재영 "강동서 이기면 우리나라에서 이길 것"
총선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31일 일요일 오후 5시, 평소였으면 데이트를 하는 연인이나 아이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온 부부, 봄바람을 맞으러 나온 어르신들이 한 번씩 지나치는 곳인 서울 강동구 고덕역 4번 출구 앞. 1000여명의 사람들은 3월말에 어울리지 않는 쌀쌀한 날씨에서 한 쪽을 바라보고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은 말 그대로 축제를 방불케 했다. 10m 밖에서 봐도 형체가 보일 커다란 풍선 인형은 전주혜란 이름 석자가 선명히 적힌 붉은 유세차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유세차량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이번 선거에서 강동갑에 출마하는 전주혜 국민의힘 후보와 강동을에 도전하는 이재영 국민의힘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에 묻힐 정도였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의 이름 사이사이에 한동훈이라는 이름이 간간히 들려왔다. 그 많은 인파가 고덕역 앞에 몰린 이유는 이곳에 집중유세를 하기 위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방문하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스마트폰에 '한동훈'이라는 네온사인을 만들어 높이 들고서 이 자리에 올 한 위원장을 맞을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한 지지자는 강아지에게 빨간색과 흰색이 배색된 국민의힘 옷을 입히고는 한 위원장을 환영하고 있었다.
한 위원장의 방문은 조금 늦어졌다. 앞서 오후 4시에 강동구에 위치한 명성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함께 했다. 한 위원장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고덕역의 강동구민들을 만나기 위해 중간에 이석했지만 교통체증과 마주하며 결국 40분가량 늦은 5시 51분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고덕역 앞 강동구민들은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한 위원장에 앞서 연단에 올라온 전주혜 강동갑 후보 때문이었다. 전 후보는 올라오자마자 5분 동안 음악에 맞춰 신명나는 춤을 췄다. 이에 주민들은 한바탕 웃기도 하고, 춤을 따라추기도 하면서 차가운 날씨를 뜨거운 분위기로 가득 채워냈다.
이윽고 전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강동구민 여러분, 목마르지 않느냐. 승리에 목마르지 않느냐.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고 연설의 포문을 열었다. 이 질문에 맞춰 강동구민들은 "맞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화답해주기도 했다.
이어 전 후보는 "우리 국민의힘은 일하고 싶다. 우리 정부가 해야 될 여러 개혁이 있다. 노동·교육·연금개혁을 꼭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의힘의 국회에서의 뒷받침이 절실하다"며 "이 강동갑의 승리가 너무 중요하다. 강동갑은 지난 8년 간 민주당 의원이 차지한 지역이다. 현역을 뺏어와서 국민의힘에게, 이 전주혜에게 일할 수 있게 해서 강동의 잃어버린 8년을 채울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뒤이어 유세차에 오른 강동을 이재영 후보는 "한동훈 위원장이 이 강동구를 다시 찾아오는 것만 봐도 강동이 얼마나 중요한 핵심 선거구인지 아시겠느냐"라고 운을 뗐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강동구 암사시장과 로데오거리를 방문한지 꼭 6일만에 강동구를 다시 찾았다.
이 후보는 "여기 계신 여러분의 한 표는 그냥 한 표가 아니다. 강동의 한 표는 서울 선거 전체가 이기느냐를 확인할 매우 중요한 한 표다. 강동에서 이기면 서울에서 이기고, 대한민국이 이긴다. 결국 우리나라를 지킬 초석이 바로 이 강동구"라며 "박원순 시정 10년, 민주당 의원 8년, 민주당 구청장 14년 동안 강동구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이젠 일할 수 있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 진짜 일하고 싶은 사람, 정말로 끊임없이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인 저 이재영을 꼭 국회로 보내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 위원장의 차례였다. 한 위원장은 연단에 올라오자마자 구민들의 열기를 느낀 듯 넥타이부터 거칠게 풀었다. 한 위원장은 "제가 먼저 힘내자는 말씀 드리겠다. 왜냐면 우리가 이긴다. 그러니까 기죽지 마시고 힘내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법을 지키면서 사는 선량한 시민들 아니냐. 그런 분들이 범죄 혐의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조국이나 이재명 같은 분들 앞에서 기죽을 필요가 전혀 없다"며 "정치는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서 공공선을 추구하는 것인데 저 사람들은 자기 범죄혐의를 덮거나 아니면 자기가 죄짓고 나서 대한민국에 복수하겠다는 것을 정치를 하는 명목으로 내걸고 있다. 초현실적인 상황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정치를 봐달라. 이 대표의 모든 정치는 '이재명을 지켜주십시오' 이 한 줄로 요약될 수 있다"며 "징징대는 정치인들 믿지 말라. 조국이나 이재명이나 뭐가 그렇게 징징대는 게 많으냐. 왜 도대체 자기를 지켜달라고 징징대는가"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정치인은 여러분의 공복이다. 우리의 직업은 여러분을 위해서 박박 기는 게 직업이다. 우리는 그렇게 할 준비가 돼있고, 너무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며 "전주혜를 외쳐달라. 이재영을 외쳐달라. 여기 이재영이나 전주혜나 제가 대신 여러분을 지켜드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