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한강벨트' 격전지 광진구 세번째 방문
이재명·조국 심판론 이어 양문석·김준혁
심판론 꺼내…"우리는 그리 살지 않았다"
평일 정오에 1000명 집합…분위기 '후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진구를 세 번째로 찾았다. 첫 번째로 광진구를 찾은 건 지난 2월이었다. 2월 20일 한 위원장은 화양동에 위치한 CCTV 통합 관제센터를 찾아 안전한 거주 환경 조성 마련을 위한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광진구를 찾았다.
두 번째는 지난달 29일 김병민 광진갑 후보의 출정식에 힘을 보태기 위해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진구 중곡제일시장을 찾았을 때다. 당시 한 위원장은 "지금 혹시 불안하신가. 걱정되시나. 걱정하지 말라. 우리에겐 김병민과 오신환이 있다"고 광진구에 출마한 두 후보에게 힘을 불어넣은 바 있다.
세 번째는 4·10 총선을 6일 앞둔 4일 정오였다. 한 위원장은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광진을 세 번이나 찾은 것인데, 그 세 번 모두 공통점이 한 가지 있었다. 세 번 모두 1000여명이 넘는 시민이 열광적으로 그를 환영했다는 것이 바로 그 공통점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경찰 추산으로만 1000명이 넘는 인파는 건대입구 사거리에 세워진 오신환 광진을 후보의 유세차를 둥그렇게 감싸고 있었다. 오전 11시부터 모인 이들은 "한동훈이 온다"는 일념 하나로 내리쬐는 태양볕은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는 듯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분위기는 금세 달아올랐다. 먼저 유세차에 오른 오 후보가 "36년 동안 민주당이 우리 광진 지역을 장악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다"며 "어디에서도 이런 독재는 없다. 나와 여기 김병민은 정말로 일하고 싶어 미친 사람들이다.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기회를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 멀쩡한 사람 사기꾼으로 몰고있어"
첫 일성에 광진 청중들 어리둥절해 하자
"양문석 한 말, 근데 사기꾼 맞잖느냐?"
"김준혁 '스와핑'…치료받으셔야 한다"
이어 광진갑에 출마한 김병민 후보도 마이크를 잡고 "광진구는 내 고향이다. 고향 사람이 고향을 위해 일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그만큼 이 동네를 잘 알고 누구보다도 잘 할 자신이 있다"며 "광진구 발전의 마지막 골든타임이 바로 이번 국회의원 선거다.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서 우리 광진의 미래는 완전히 천지개벽하게 뒤바뀌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이윽고 정오가 다 돼 도착한 한동훈 위원장은 광진구민들의 기다림을 안다는 듯이 유세차에 오르자마자 "어디 멀쩡한 사람을 사기꾼으로 몰고 있어"라고 말했다. 이에 구민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 위원장은 "이것은 양문석이라는 사람이 바로 며칠 전에 국민을 상대로 한 말이다"라며 "그런데 사기꾼이 맞잖아요? 다 드러났다. 그런데도 국민을 겁박하고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하고 있다. 여러분, 우리가 그렇게 살아왔나. 여러분, 그렇게 살아왔나. 여러분, 우리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강하게 외쳐달라"고 곧장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또 한 위원장은 "김준혁이라는 사람이 또 이상한 소리한 게 계속 나오고 있다. 보면 어질어질하다"라며 "스와핑 어쩌고 했는데, 머릿속에 그런 것밖에 들어있지 않은 사람 같다. 그런데 그 사람이 왜 국회로 가려고 하는가. 그분은 치료를 받으셔야 하지 않겠나.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청년들에게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그런 게 표준이, 그런 생각이 그런 말이 통용되는 나라고 만들고 싶으시냐.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김병민, 한 번이라도 광진에서 마음이
떠난 적 있었느냐. 김병민은 광진의 사람"
"오신환이 누구 남의 눈치 보는 사람이냐
…여러분의 마음만 보고 달려가겠다"
그러면서 "조국 대표는 또 '개헌하겠다' '헌법을 바꾸겠다'고 얘기했다. 그렇다. 그게 목적이다"라며 "조국 대표나 문재인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자유민주주의 헌법체제에서 자유 떼어내고 싶으신가. 여러분, 그걸 막아야 하는 전쟁이다. 이 전쟁 같은 선거에서 주인공으로 나서달라. 그러면 여기 김병민과 오신환과 제가 여러분의 맨 앞에서 서겠다"고 피력했다.
분위기를 바꿔 한 위원장은 광진과의 인연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광진 바꿔야 하지 않겠나. 저도 한때 광진에서 살았었다. 정말 살기 좋은 곳이고 정말 편한 곳 아닌가"라며 "지금 만족하시나. 더 발전해야 하지 않겠나. 저에게 맡겨봐 주시는 것 어떠신가. 오신환과 김병민과 제가 광진을 위해 몸 바치게 해주시는 것 어떠신가. 저희는 정말 그러고 싶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병민이 광진에서 도전하면서 그동안 한 번이라도 광진에서 마음을 떠난 적이 있었나. 김병민은 광진의 사람이다. 광진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칠 사람 김병민 아닌가"라며 "오신환이 누구 남의 눈치 보는 사람인가. 우리가 우리끼리 눈치 보는 것에 좌우되면서 정치하는가. 저희에게 맡겨달라. 저희가 여러분의 마음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소리쳤다.
한편 광진구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강벨트 중 하나로 여야 모두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격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실제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일 유선 10%·무선 90% 혼합 ARS 조사로 설문한 결과, 김병민 후보의 지지율은 45.0%로 이정헌 민주당 후보(45.5%)와는 0.5%p 차이의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매일경제·MBN의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지난 1~3일 100% 무선 전화면접조사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광진을 고민정 후보(48%)와 오신환 후보(43%)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5%p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현장에서 만난 광진 지역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표급 정치인이 이렇게 자주 찾아준다는 건 분명히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당에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 바닥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 지지해 주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역에서도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