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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7·25 전대 시간 흐르는데…당권주자들은 등판 눈치게임 중?


입력 2024.06.07 05:00 수정 2024.06.07 09:0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한동훈 등판시 일부 주자들 당권 도전 포기할 수도

지도체제 현행 단일서 변화시 출마 러시 가능성도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의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DB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가 7월 25일로 잠정 결정됐지만, 현재까지 당권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인사는 전무하다. 관건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여부, 단일 혹은 집단지도체제로의 개편 여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수치로 기록되고 있는 만큼, 당권주자들이 도전을 결심하는 데에는 이 두 가지 사안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당대회는 7월 25일로 잠정 결정됐다. 국민의힘은 장소 문제 등으로 인한 일정 변경의 가능성은 있지만 7월 26일부터 시작되는 파리올림픽 전에는 지도부 선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당대회 흥행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원내에선 나경원·윤상현·안철수 의원 등, 원외에선 한동훈 전 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당권주자로 꼽힌다. 이 중 당권 도전을 공식화 한 인사는 없다. 이들 대부분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정도로만 언급하고 있는 상태다.


원내 당권주자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결정하기는 이른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고, 원외 인사의 측근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당권주자들의 고심이 이어지는 건 한동훈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것과 연관돼 있어 보인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민심과 당심 모두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그가 실제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일부 인사는 도전 의지를 접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전 위원장은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3~4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30.2%로 1위를 기록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한동훈 전 위원장과 3.0%p차인 27.2%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7.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 뒤를 나경원 의원(6.2%), 안철수 의원(4.5%), 윤상현 의원(2.3%)이 이었다. '기타'는 5.6%, '없다'는 13.7%, '잘 모르겠다'는 3.0%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56.8%로 다른 주자들을 큰 격차로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의 2위는 원희룡 전 장관(12.7%)이었고, 이어 나경원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7.3%의 동률을 이루며 3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의원(3.9%), 윤상현 의원(1.7%)이 그 뒤를 따랐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에선 한 전 위원장이 전대에 출마한다고 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총선 패배 후 정치권과 거리를 뒀던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낙선자 등과 회동하면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정부의 해외직구 규제를 비판하고 '지구당 부활' 등 정치 메시지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지도체제 변화 여부도 당권주자들의 결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행은 단일 체제로, 당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 진행한다. 이 때문에 경쟁력 있는 당권주자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집단 체제는 통합 경선을 진행해 최다 득표자가 당대표로, 2·3위 이하가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 또다른 관계자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출마하고 단일 체제로 전당대회가 치러질 경우, 다른 당권주자들의 당선 가능성은 낮아지기 때문에 출마 의사를 접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순수 집단지도체제가 지도부를 정치적 중량감 있게 '올스타 군단'으로 구성하는데에는 유리하다. 홍준표 대표와 유승민·나경원·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으로 지도부가 구성됐던 사례나,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김태호·이인제·김을동 최고위원으로 짜여졌던 사례가 방증이다.


다만 친윤 일각에서는 순수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할 경우,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의 비율을 어떻게 설정해도 윤석열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인 유승민 전 의원이 지도부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롭게 제기된 안이 절충형인 2인 지도체제다. 절충형 2인 지도체제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최다 득표자를 당대표로 두되 당대표 경선 2위를 수석최고위원으로 해서 지도부를 투톱으로 운영하는 형식이다.


황 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이 나와도 (여러 후보가) 나올 수 있도록 당대표 선거 2∼3등이 최고위에 남으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다시 몇몇 의원들을 상대로는 범위를 당대표 선거 2등까지로 좁혀 절충형 지도체제를 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는 오는 7일 지도체제 등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시기가 임박한 만큼, 현 비대위에서 지도체제를 논의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절충형은 황 위원장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사안이고, 당내에는 현행으로 이번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체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중 한 명도 "원내·원외 대부분 현행 유지 의견"이라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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