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3시 '韓 사퇴 촉구' 회견 예고하며
"참여하거나 이름 올리거나 선택하라" 겁박
당헌·당규에 정면 위배된 행위란 지적 나와
김종혁 원외당협협회장 "비열한 음모" 개탄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서 '한동훈 후보 사퇴 요구'에 동참할 것을 압박하는 내용의 메시지나 전화가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 안팎에선 이 같은 사태를 두고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벌어졌던 '연판장 사태'가 원외판으로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이 한 후보의 사퇴 촉구에 동의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메시지와 전화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원외당협위원장들은 7일 오후 3시에 '한동훈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으니 △회견에 직접 참석하거나 △이름만 올리거나 △참여하지 않는 안 등 세 가지 안 가운데 하나의 선택을 종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연락을 돌린 인물에 최고위원 출마자와 전당대회 선관위원도 포함됐다는 전언에 원외당협위원장들은 극도로 뒤숭숭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혁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장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원외당협)위원장들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몇몇 분들께서 조를 짜서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한다"며 "(한동훈 후보 사퇴 촉구)할 거야 안할 거야, 예스 노만 말하라고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도 들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기막힌 건 선관위원인 분, 이번에 최고위원에 출마한 분도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한다"며 "도대체 누구의 사주를 받고 이런 짓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원내가 움직이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취약한 원외당협위원장들을 겁박해 지난해 전당대회 때의 '연판장 사태'를 재연해보려고 하는 것 같다"며 "이런 파렴치한 해당 행위를 하면서 당원들과 국민들이 두렵지 않느냐. 최소한의 양심과 양식을 가지라. 제발 국민 무서운 줄 알라"고 일침을 가했다.
원외당협위원장들을 겁박해 줄을 세워 특정 당대표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벌이는 것은 당헌·당규에도 위배되는 행위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당규 제34조 3호에 따르면 그 자신이 전당대회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선거운동'이라 함은 특정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일체의 행위(당규 제31조 1항)를 말하기 때문에 당협위원장들이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한다면, 이는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행위로 윤리위 회부 사유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종혁 협의회장은 "장담컨데 내일 기자회견에 참석하거나 이름을 올리신 분들은 두고두고 경멸당하고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런 비열한 음모에 맞서 당을 지키면 당원과 국민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