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정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05.04 06:05  수정 2025.05.04 06:05

韓, 대선 본선 문턱서 좌절했지만

'배신자 프레임'에도 지지세 입증

팬덤·세력 정치적 재기 기반 될 듯

국민의힘 한동훈 대선 후보가 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서 탈락한 후 김문수 후보의 수락연설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대선 레이스는 끝이 났지만, 정치 여정의 마침표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후보는 자신에게 씌어있던 '배신자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유력 주자들을 제치고 결선까지 진출하면서 정치적 저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훈 후보는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43.47%로, 김문수 후보(56.53%)에 밀려 본선행 티켓을 아쉽게 얻지 못했다.


한 후보는 승복 연설에서 "당원들과 국민들의 결정에 승복한다"며 "나의 여정은 오늘 여기서 끝나지만 우리의 김 후보가 이 대한민국이 위험한 나라가 되는 것을 막아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뒤에서 응원하겠다"며 "맑은 날도,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국민과 당원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당대회 종료 후 낸 입장문에서도 자신을 지지해준 당원·국민에 고마움을 표하며 "이번 대선에서 나의 도전은 여기까지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더욱 위대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우리 국민의힘이 진정한 국민의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의 대선 레이스는 종료됐지만, 그의 정치 여정은 이어질 전망이다. 경선 결과와 상관 없이 보수 진영에서 그의 정치적 저력이 입증됐다는 점에서다. 당초 당내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끊임없이 충돌해 생긴 '배신자 프레임'이 경선 초반부터 한 후보 행보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한 후보는 탄핵 찬성 입장을 고수하고, 시대·세대교체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내세우며 민심 그리고 윤 전 대통령과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보수 지지층에 호소했다. 한 후보의 전략은 경선 기간에서 상당 부분 주효했다. 한 후보는 경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김문수·홍준표 후보에 다소 밀리는 듯했지만,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이끌어냈다.


실제 결선투표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한 후보가 김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8~30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한 후보는 9%, 김 후보는 6%를 기록했다.


대선 후보 호감도 조사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이어 한동훈 후보가 26%, 김문수 후보가 2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한 후보에게 투자하고 싶지만 지금은 탄핵의 여진이 있기 때문에 당이 갑작스럽게 변하는 건 두렵다는 인식이 경선 결과에 반영된 것이지, 시대와 세대를 교체해야 된다는 의미 자체가 희석된 건 아니다"라며 "한동훈은 존재 자체로서 그 의미를 이미 절반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1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제5차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탄탄한 팬덤과 교섭단체 규모의 원내 세력은 그의 정치적 재기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6선의 조경태 의원과 3선 김성원·송석준 의원, 재선 박정하·배현진·서범수 의원, 초선 고동진·박정훈·정성국·정연욱·진종오 의원 등이 그의 든든한 '정치적 우군'이다. 캠프 관계자들과 전당대회 행사장에 입장한 김 후보와는 달리 한 후보는 친한계 인사들과 등장하며 세력을 과시했다.


한 후보가 언제쯤 정치일선에 '재등판'하게 될지는 분명치 않다. 일단은 6·3 대선 결과가 관건이다. 한 후보가 대선 때까지 국내에 머물지, 아니면 야인(野人)이 된 유력 대권주자들의 '공식'처럼 해외로 나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선 직후 바로 당권에 도전하는 길은 2017년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대구광역시장이 그해 당대표로 나섰던 게 결국 2018년 지방선거 패망으로 오히려 독(毒)이 됐다는 점에서 걸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6년 6·3 지방선거 이후 등판이 유력해보인다. 이 경우 2028년 총선 공천권과도 직결될 수 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YTN 방송에서 "한 후보에게는 이른바 배신자 혹은 탄핵을 찬성했다는 비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44%의 저력을 보여준 것은 앞으로 충분한 상징자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본인의 장점을 얼마나 살린 것들을 보여주면서 선대위에서 (얼마나)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이런 부분들도 앞으로 본인이 보수정당에서 차기 지도자로 인정받는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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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은 언론에 안나왓으면 좋겟다,, 기분  ㅈ 같다,,
    2025.05.0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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