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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의자 집어들며 난동…갈라진 與 전당대회 [與 충청 합동연설회]


입력 2024.07.16 00:00 수정 2024.07.16 00:23        데일리안 천안(충남) = 남가희 오수진 기자 (hnamee@dailian.co.kr)

한동훈 연설 도중 유튜버 난동 부려

초장부터 지지자간 야유·고성 오가

韓 "'배신자' 외쳐도…폭행은 말라"

元 "타 후보 책임인 것처럼 주장"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남북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 일부가 연설 중인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며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 하자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유튜버 등 일부 극단 성향 당원·지지자들의 난동에 축제가 돼야 할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장에서 파열음이 났다. 합동연설회 도중 지지자 간 육탄전이 벌어지는 등 자칫 '화합의 장'이 아닌 '분열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는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남북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3000명이 모인 이번 행사장에는 초장부터 지지자 간 신경전이 치열했다.


서병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합동연설회에 앞서 서로를 향한 비방전이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서 위원장은 "경선 과정서 비전이 실종되고 상호 비방만 가득하다"며 "전당대회를 화합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기본은 당헌·당규의 준수다. 경선에 참여하는 모든 후보들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당헌·당규를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동훈 당대표 후보 측이 책임당원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돌린 결과 과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가리켜 "최근에 출처도 공표 안된 여론조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경선 과정을 더욱 혼탁하게 하고 있지 않느냐"라며 "선관위원장으로 굉장히 걱정되는데 여러분도 동감하느냐"라고 되물었다.


또 연설 동안 한 후보 측 일부 지지자들이 한 후보의 이름을 외치자, 서 위원장은 그들을 향해 "다들 한동훈 후보를 자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냐, 동원한 것이냐"라며 "공평하게 다른 후보들에게도,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들이 말할 때도 똑같은 환호를 보내줄 것이냐"라고 했다.


서 위원장의 말에 장내는 소란스러워졌다. 한 후보 측 지지자들은 "선관위원장이 똑바로 하라"로 외치기도 했다. 원 후보, 나 후보 지지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남북 합동연설회가 열린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지지자들이 몸싸움을 벌이자 진행요원들이 이를 만류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각 후보 지지자들의 신경전은 합동연설회 진행 중에도 계속됐다. 특히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는 그 갈등이 극에 달했다.


원 후보는 연단에 올라 한동훈 후보를 직접 저격하고 나섰다. 원 후보는 한동훈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조성팀' '댓글팀' 구성 의혹 등을 거론하며 "여론조성팀·댓글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범죄 행위다.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선거에서 후보 검증은 필수다. 검증은 정치인의 숙명이다. 우리 내부의 검증을 넘지 못한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 한들 얼마나 버티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한 후보가 제안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안'을 거론하며 "특검은 곧 탄핵"이라며 "당대표와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이 정말로 같다면, 특검은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 당과 대통령이 다 같이 반대하는 특검에 찬성하면서, 대통령과 정치적 목적이 같다? 이해되느냐. 특검을 저지해 탄핵 열차가 출발 자체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의 이같은 공세에 장내는 일제히 술렁였다. 한 후보 측 한 지지자는 '원희룡 입 다물고 정치에서 떠나라'는 문구가 쓰인 스케치북을 치켜드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한 후보 측 지지자들은 원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에 "우우"하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맞서 원 후보 측 지지자도 "원희룡!'을 연호하며 맞대응에 들어갔다.


더 큰 갈등은 한 후보의 연설이 시작하자 벌어졌다. 특정 극단 성향 인사의 난동에 지지자 간 육탄전이 발생한 것이다. 한 후보의 "우리 정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부끄럽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호랑이 무늬 옷을 입은 한 참석자가 고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 의자를 집어 던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한 후보 지지자들과 반대 측 참석자들이 그의 주변에 몰리면서 물리적 충돌 위기가 빚어졌다.


이에 한 후보는 각 지지자들을 향해 "진정해달라.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께 보여드려야 하는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이견을 존중하는 정당이다. 이견을 통해 정답을 찾아가는 정당이다. 자리에 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계속 소리쳐도 괜찮다"며 "국민의힘의 정치가 이 수준이 아니지 않느냐. 내게 '배신자'라 외치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다른 분에게 폭행은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한 후보는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길은 이견 속에서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고 이견을 민주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 아니냐"라며 "우리는 전당대회를 통해 그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거 없는 마타도어에 대한 대응을 최소화함으로써 전당대회가 더 이상 혼탁해지는 것을 막겠다"며 "국회에서의 싸움, 미래 걸림돌과의 싸움, 경쟁국들과의 부당한 싸움을 모두 이겨내고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한 후보의 만류에도 장내 소란은 지속됐다. 결국 한 후보는 준비한 원고를 모두 읽지도 못한 채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후 진행요원과 당직자들이 가까스로 제지를 하면서 마무리되는 듯 보였으나, 이번엔 또 다른 참석자들끼리 몸싸움을 벌이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후 육탄전은 장외에서도 지속됐다.


한 후보는 연설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이 정도 수준의 정치집단이 아니다"라며 "내가 당대표가 되면 치열한 토론과 민주적인 합의 절차를 통해 이견을 줄이고 정답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 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오늘처럼 동료시민을 다치거나 위험하게 하는 행동은 절대 안 된다. 오늘 연설을 방해하신 그분들과도 함께 가고, 함께 이기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원희룡 후보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타 후보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 또한 용납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당원들을 향해 "지지하는 후보는 서로 달라도 우리는 동지다. 지금은 특검과 탄핵 공세를 막기 위해 모두 함께 힘 모아 뭉쳐 싸울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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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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