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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수미 테리 방지법' 발의…"외국대리인 등록·관리해 악성 공작 차단"


입력 2024.07.30 15:59 수정 2024.07.30 16:32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30일 한국판 FARA법 대표발의

'외국대리인 등록에 관한 법률안'

"민주적 의사 형성과정 왜곡 방지"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 ⓒ최수진 의원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우리나라에서 외국당사자를 위해 활동하는 외국대리인의 등록 및 업무수행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외국대리인 등록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30일 밝혔다. '한국판 외국대리인등록법(FARA법)'이라고도 불리는 해당 법안을 통해 '수미 테리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다.


해당 법안에는 외국대리인이 되려는 사람은 △외국대리인의 성명 △외국당사자의 성명 △외국당사자로부터 수령한 금품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기재한 등록서류와 그 서류의 진실성을 확인 및 서명한 서약서를 제출해야 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외국대리인이 되려는 사람은 해당 서류와 서약서를 법무부 장관에게 등록해야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해당 법안에는 법무부 장관이 필요한 경우 △등록서류 △보충서류 △장부 및 그 기록의 사실 여부 △그 밖에 제정법의 준수 여부를 관계 기관에 조사하게 할 수 있게 해 만약 등록 의무를 불이행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자료를 누락하고 허위기재를 하면 처벌하도록 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외국당사자란 외국정부·외국정당·외국인 및 외국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나 그 밖의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포함된 단체를 의미한다. 외국대리인은 대한민국에서 외국당사자의 대리인·대표·피고용인·사자(使者) 등의 지위를 가지고 외국당사자를 위해 직·간접적인 지시나 명령, 통제에 따르는 개인, 법인 또는 단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외국정부가 외국대리인에게 전달한 지시·명령이나 금전 내역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외국대리인이 국내 정책에 개입하거나 자국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영향력 공작'에 대한 단서를 포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 의원이 이 같은 법안을 발의한 이유는 최근 미국 뉴욕연방 검찰이 CIA 출신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를 기소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뉴욕연방 검찰은 수미 테리가 외국대리인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약 10년간 한국정부를 위해 일하면서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등 FARA(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미국의 외국대리인등록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혐의는 FARA 위반 공모와 외국대리인등록 위반 등이다.


미국의 FARA는 외국정부·단체를 위한 선전 및 여타 활동에 종사하는 대리인들의 활동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수미 테리는 외국대리인 등록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확인 인원들과 외국대리인으로 활동하기로 공모·합의해 FARA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수미 테리처럼 활동하는 대리인 또는 공작원들이 국내에도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5월 발생한 중식당 동방명주 사태다. 우리나라 정보당국은 서울 잠실에 위치한 중식당 동방명주가 사실상 중국 정부의 '비밀경찰서' 역할을 하며, 서울 한복판에 비밀조직을 두고 영사 업무를 대리 수행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정보당국은 동방명주에서 중국인 송환 업무, 중국 선전 등의 활동도 수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에 따르면 중국은 대한민국을 포함해 최소 53개국, 102곳에 은밀한 조직을 두고 영향력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조직들은 대부분 교육아카데미와 문화교류 사업 등으로 위장한 상태다.


최 의원은 "한국판 FARA가 만들어지면 외국대리인의 건전한 활동을 보장하는 동시에 활동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해 국가의 안전보장을 도모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대상이 되어 벌어지는 수미 테리와 같은 사건의 논란에도 완충제 역할을 해 공작에 의한 민주적 의사 형성과정의 왜곡이 방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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